낙타를 일컬어 사막의 배라고 하지 않나? 이 축복받은 짐승은 워낙 강인해서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몇 주 동안이고 사막을 걸어갈 수 있지. 그런데 이놈들은 모래 속에서 자라는 한 가지 특정한 종류의 엉겅퀴를 아주 좋아한다네. 그래서 이걸 만날 때면 걸음을 멈추고는 뜯어먹기 시작하는데, 그걸 씹는 동안 억센 가시가 입안을 온통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놓게 되지. 이때 입속에서 흐르는 피의 찝찔한 맛이 엉겅퀴의 맛과 섞이게 되는데, 낙타는 바로 이 맛을 너무나 좋아한다네. 그놈들은 씹으면서 피를 흘리고, 피를 흘리면서도 씹지. 낙타는 이거라면 한도끝도 없이 먹으려 들어 억지로 그만두게 하지 않는다면 아마 과다출혈로 죽을 때까지 계속 먹을 거야. 이게 바로 ‘하레세‘ 라네. 내가 이미 말했지만, 이게 바로 탐욕, 욕심, 게걸스러움을 일컫는 우리 말의 뿌리일세. 그리고 이게 바로, 젊은이, 중동이 걸어왔고 가고 있는 길일세. 우린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서로를 죽여왔네. 상대를 죽임으로써 자기 자신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로. 우린 우리 자신의 피에 취해 있는 걸세.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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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없음 (리마스터판)
배수아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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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


오늘 아침에 나는 이런 시를 읽었습니다.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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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에 이런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니 좋네, 더할 나위 없이... 올해 봄부터 매일 아침 서너권씩 책을 추려내 놓아버리기를 하고 있는데, 오늘의 추려진 책 중에서 먼지는 두텁지만 가벼운 느낌인 이 책을 도로 들고 들어왔다. 3,4년만 지나도 내용을 알 수 없더니, 요즘은 읽으면서 망각하는 지경이라 어차피 처음 읽는 듯한 거야 늘상이지만, 어라 이 책이 이런 느낌이었나? 십년이 더 지난 책이라 알러지가 두렵기도 해서 책을 다시 사야 하나 싶은 충동도 일었지만 자중하고 읽어본다. 복닥복닥하고 간질간질한 웃음이 이는 책이라 미래의 나를 위해 알라딘 보관함에 한 권을 넣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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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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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가 생각나는 인생의 변주. 아주 단순한 문장들이지만 가슴이 답답해져 읽기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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