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오웰이 세상을 떠난 뒤로 반세기도 넘게 지난 지금 그의 사적인 삶으로 통하는 하나의 문이 열리고, 그 문 안쪽에서 살아갔던 여자와 그곳에서 글을 썼던 남자가 전혀 다른 빛 아래 드러난 것만 같다. - P-1

하지만 오웰의 작품들은 내게 소중하다. 나는 그의 작품들을, 혹은 그를 어떤 식으로든 끌어내리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하는 이야기로 인해 그가 ‘취소‘될 위험에 처할까봐 걱정스러웠다. 물론 아일린은 이미 가부장제에 의해 취소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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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않을 꿈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꿈을 잃어버리면 인생은 거기서 끝이에요. 꿈을 먹으며 살 수 있는 동안에는 끈질기게 살아갈 거예요. - P-1

그러나 너무나 당연한 얘기여서, 또는 그 쾌락이 갖고 있는 공과功過에 지나치게 신중한 나머지 나는 그 사실을 잘 잊어버린다. 나는 증여에 의해 누군가에게 부담과 권력이 생기는 것이 싫다. - P-1

이들이 대범하게 "그야 내가 청킹맨션의 보스이니까"라는 식으로 표명하며 많은 사람이 자신을 필요로 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곧이곧대로 드러내도 불쾌하지 않고 오만함도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아마 이들이 ‘보스가 되는 것‘도, ‘사랑받는 것‘도 목표로 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장사꾼이고, 공식적으로 표명한 목표는 어디까지나 ‘돈벌이‘이며 보스가 되려 한다든가 선한 사람이 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좋아할 수 있게 된다. - P-1

나는 늘 그들이 해준 것과 그들로부터 받은 것, 내가그들에게 해주는 것과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셈하는장부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의 ‘겸사겸사‘를 조직하는 지혜를 이해하고 있으나 그게 내 일이 되면 내가 더 베푸는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하거나, 나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면서도 이에 둔감한 사람들에게 화도 나고, 그러면서 상대방이 신경 쓰지 않도록 "괜찮아. 별거 아니니까"라고 말하며 억지로 참기도 한다. - P-1

이들은 타자가 상인으로서 가진 (교활한) 현명함을 믿음으로써 가볍게 서로 요구를 떠넘긴다. 동료를 만들고 증여를 순환시키기 위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벌이를 동료나 증여를 순환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돈벌이야말로 사회를 만드는 놀이라는 것이다. - P-1

청킹맨션의 보스는 불완전한 인간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타자나 사회에 제멋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게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 자기 입맛에 맞게 타자와 사회에 의의를 부여함으로써 배신당하는 상황을 포함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의 중요성도 알고 있다. 이들의 시스템은 세련되지 않고 적당하며 허술하기에 오히려 멋지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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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오가와 사야카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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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의 보스와 현실 세계의 대척점에 있을지도 모르는 나는 세계관 중 일부가 그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고 그와 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세계가 흥미롭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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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속이는 것뿐만 아니라 잘 속아주는 것도 동료들 사이에서 돈을 버는 데 중요해", "네가 속이는 방식에는 균형이 없어"라며 장사의 철칙을 일러주고 자신들의 독자적인 지혜와 실천을 통해 ‘속고 속이며 서로 돕는‘ 사회적 세계를 창출하는 다양한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 P-1

이들은 ‘아무도 신용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삼는 세계에서 누구에게나 열린 호수성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과 생활 보장 구조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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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절당한 이들은 홀로 곧은 길을 걸어갑니다. 그들은 곧은 문으로 들어가고, 꿈속에서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것을 봅니다. 모든 혼란의 끝을,
모든 고통의 끝을, 영원히 멋진 증기를 뿜어낼 천상의 안개를, 혹여 내가 당신의 생각을 단어로 옮겼다면 용서하세요. 이것은 의지가지없는 한숨을 나의 자그만 공간까지 닿도록 보낸 한 동지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었습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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