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것을 쓰지 말자, 공연히 멋을 부리며 내가 경험하지도 않은 것들을 쓰지 말자, 화려한 문장이나 상상력에 의존해 쓰지말자, 내가 모르는 것 또한 절대로 쓰지 말자. 내 가슴으로 느낀 것,내 눈으로 본 것, 내 머리로 생각한 것들을 담담하게 쓰자, 라고 결심한 채 한 편, 두 편 이야기를 써 나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는 내 존재의 비루함과 나약함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요가와 글쓰기를 끝내 놓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이기지 못하는 이들을, 실수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자들을, 변명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나약한 이들을 깊이 응시하게 되었다. - P24
우리가 정말 상실한 건 결국 좋은 이웃이 될 수 있고, 또 될지 몰랐던 우리 자신이었다는 뼈아픈 자각 때문이었다. - P142
그러곤 이미 아는 걸 한번 더 깨달으려 다음날 다시 같은 장소로 나간다. 내 고통에 무심한 자연 앞에서 이상하게 안도한다. - P204
엄마는 자기 음식을 제일 좋아했지.다른 사람 칭찬은 잘 안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엄마는 누굴 만나든 자신의 지위가 높아지는 데 가장 큰 관심을 쏟았다. 더불어 그걸 위해 다른 사람에게 안 좋은 배역을 떠넘기는 데 능숙했다. 심지어 그게 딸이라 해도. 언젠가 헌수와의 식사 자리에서도 엄마는 거의 재난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냈다. 자기 딴에는 조실부모한 사람을 위로하려 한 말이었겠지만, 늘 그렇듯 진짜 의도는 따로 있었다. 자신이 남보다 낫다는 감각에 몰두하는 거였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두 눈으로 내게 가장 많이 보낸 메시지는 ‘미안해‘도 ‘고마워‘도 아닌 ‘두려워..‘였지. - P235
But even so I know a thing or two...I learned from you, I really learned a lot, really learned a lot......네가 아니라 너의 부재로부터 무언가 배웠다고. 우리 삶에는 그렇게 틀린 방식으로 맞을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고 아마 나는 그걸 네게서 배운 것 같다고. - P253
explicit-knowledge vs tacit-knowledge
서사가 이끄는 글들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작가의 글을 추천하시는 분들이 많아 작가의 다른 작품을 먼저 읽고 역시나 안 맞는구나 하던 참에, 그래도 한번 더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지루하지 않게 잘 읽게 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