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여성을 향한 보편 세상의 적대감, 주류적인 사고와 좀처럼 섞이지 못하는 존재의 곤란함, 관습이라는 미명 아래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부조리에 저항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것들을 이미 먼저 겪은 여성들과
책 속에서 대화하면서 나는 치유받았고 그리하여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
가진 게 없어 외롭고, 괴로웠고, 곤궁했고, 비참했으나, 읽고 쓰는 일로 나는 존엄하고 우아하게 살아남았다. 세상은 내게 티끌만큼의 상처도 낼 수 없다. 내게는 ‘자기만의 방‘과 ‘글 쓸 자유‘가 있다. - P24
11년 차 기자로 더할 나위 없이 안정적인 삶을 영유하던 2025년 2월, 나는 중국으로 향한다. 한국일보사 최초의 여성 베이징 특파원으로서, 아무도 모르는 그곳에서 또다시 자기만의 방을 짓고 ‘500파운드를 벌며 글을 쓸 것이다. 100년 전 울프는 "다른 무엇이 되기보다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나는 이 결정이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길이라 확신한다. - P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