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오래된 기억은 말이다.
파도를 기다려.

그때 처음으로 세계가 열린 것처럼 소리와 색과 감정이 분명해졌으므로 나는 그 순간을 내가 시작된 순간으로 여기고 있다. 거기서 시작되었다. 파도를 기다려,라는 말로.
파도,라는 생물을 향한 공포와 혐오로 - P64

나는 내가 좋아하는 책의 저자와 나 사이에 다른 이름과 다른 얼굴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표4_뒤표지 문구_로 사용할 추천사 청탁이나  추천도서 청탁엔 그래서 가급적 응하지 않는다. - P143

너무 오래 쓰지 않았고 원고료가 필요했고 소설을 쓰라는 청탁은 아니었다는 등등의 이유가 있지만 연재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두려움 때문이었다. 쓰는 일을 두려움 때문에 중단하고 싶지는 않았다. - P161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그 마음들을 
나도 사랑합니다.

다들 평안하시기를.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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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자고 열어보니 무려 친필 사인본이... 다시 득템한 기분인데 작가님은 손목 아프셨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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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겁니다
진서연 지음 / 답(도서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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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어 보이기도 하는 글모음이지만 세계와 맞지 않는 사람이 이질적 감각으로 살아내는 삶에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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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엄마가 될 거야
내 자식처럼 날 돌볼 거야
그러니 뭐 이제 난리 났지 뭐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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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나는 그런 의문을 
직접 히다카 선생에게 던진 적이 있다. 
선생은 씁쓸한 표정으로 
"노예의 말이지요."라고 한마디 흘렸으나 
그 이상은 말을 아꼈다. 

, 기껏해야 철수할 때의 고생을 피해자적 관점에서 기억하는 경우가 많았지
가해자·지배자로서의 존재 형식을 
고통스럽게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히다카 선생의 사상의 밑바탕에는 
그 고통의 감각이 있었다. - P44

더 이상 어떤 권위에도 기대고 싶지 않다
오래 살아
속속들이 배운 것은 그것뿐
(...)
기댄다면
그것은
의자 등받이뿐

「기대지 않고」에서

2006년 2월, 시인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나는(2006)년 (2)월 (17)일, (지주막하출혈)로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생전에 써둔 것입니다." - P50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사람들은 일하고, 웃고, 울고, 싸우고, 사랑을 하며, 아이를 낳는다. 내게는 이런 현실이 더할 나위 없이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불가사의함이다. - P55

디아스포라는 고향, 국가, 가족, 혈통 같은 허구의 관념에 믿음을 두지 않기에, 적어도 작품으로 자기의 흔적을 새겨서 남기고자 하는 어려운 희망을 품는 것이다.

나는 하다못해 
내가 아는 사람들에 관해서만이라도
다양한 삽화를 남겨 두고 싶다. 그 삽화가 현실과 유리된 낭만적 미담이나, 반대로 눈물로 얼룩진 비가로서 전해지는 일을 참을 수 없기때문이다. 내가 이 글을 통해 단편적인 메모만이라도 남기고자 했던 이유다. - P58

진실을계속 이야기하자
-연재를 마치며
2023년 7월 6일

이 연재는 이번 글을 끝으로 마감하게됐다. 
나 스스로 바란 일은 아니다. - P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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