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은 몸을 집어삼키기 훨씬 전부터 언어의 뼈대를 풀어헤치고, 명료함을 지워버리고, 리듬을 해체하고, 생각의 허약한 찌꺼기들만 남겨놓는다. 처음에 일관성 있는 문단으로 시작했던 것은 곧 조각조각 흩어지고, 결국에는 너무나 굶어서 의미를 계속 붙잡아두지 못하는 정신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리는 현상만 남을 뿐이다. 그렇기에, 내 언어가 나를 완전히 저버리기 전에, 나는 이 글을 쓴다. 이해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흔적이라도 남겨두기 위해. 생각이 스르르 녹아내려 침묵이 되어버리기 전에 그 형태를 남겨두기 위해, - P-1

생존은 삶이 아니다. - P-1

가자가 바로 그 청산이다. 한때 현대 문명의 상상력을 유지했던 근거 없는 믿음들 - 인권, 국제법, 도덕적 가치-은 이곳에서 스스로 지닌 모순의 무게 아래 산산조각 난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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