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그 연기가 내 얼굴로 확 끼쳤다. 눈이 맵고 쓰리게 독한 연기였다. 나는 얼굴을 감싸면서 아아, 벌받는구나 싶었다. 산의 청량한 공기가 눈의 독기를 깨끗이 씻어낸 후에도 그때 순간적으로 떠오른 이러다 벌받지, 싶은 생각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 P-1
그후 나는 오랫동안 그 말을 잊지 못했다. 소설가가 된 후로는 그 말을 잊지 못했다기보다는 그 말에 시달려왔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 P-1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
마음을 도사려 먹지 않고
그저 부드러운 시선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즐길 수 있다면... - P-1
분단된 민족에 대한 그들의 적나라한 연민의 시선을 받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우리가 중국땅에서 숱하게 뿌리고 다닌연민을 같잖고도 창피하게 여겼다. 그이들이 우리보다 조금못 입었다고, 조금 덜 정결하다고, 조금 작은 집에 산다고 여길 때마다 아끼지 않은 연민은 이제 그이들로부터 받고 있는연민에 비하면 얼마나 사소하고도 천박스러운 것이었나.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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