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자유라는 말로 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힘만이 아니라 특히 그 누구도 굴복시키지 않는 힘까지 아울러 일컫는다면, 아마도 자유는 언어 바깥에만 존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인간의 언어에는 외부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언어체로 속이는 방법, 언어체를 속이는 방법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언어의 영구 혁명이 발하는 광휘 속에서 권력 - 바깥의 말을 들을 수 있게 하는 이 이로운 속임수, 말하자면 슬쩍 따돌리는 동작, 그 멋진 술책을 저는 제 방식대로 문학이라 부릅니다. - P-1

실재는 재현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인간들이 끊임없이 단어들을 통해 그것을 재현하고자 하기에 문학의 역사가 존재합니다. 실재가 재현 불가능하며 다만 입증 가능할 뿐이라는 사실은 여러 방식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실재와 언어 사이에 아무런 상응 관계가 없다는 그 사실을 인간들은 감수하려 하지 않으며, 아마도 언어 자체만큼이나 오래되었을 이 같은 거부가 끊이지 않는 분망 속에 문학을 생산합니다. - P-1

"언어를 바꾸기"라는 말라르메의 말과 "세계를 바꾸기"라는 마르크스의 말은 병존합니다. 이는 말라르메를 따랐거나 따르는 이들 사이에 말라르메의 정치적 청취가 존재한다는 뜻이지요. - P-1

존재하는 욕망들의 수만큼 많은 언어들을. 이는 여태까지 어떤 사회도 다수의 욕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토피아적인 제안입니다. 한 언어가, 그것이 무엇이 됐든 다른 언어를 억압하지 않고, 장차 도래할 주체가 아무런 자책감이나 억압 없이 언어의 두 심급을 마음대로 즐길 줄 알며 법이 아니라 배덕에 의해 이 언어 또는 저 언어를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P-1

결국 기호란 기대에 더 잘 어긋나기 위해서 생각되는 것, 마땅히 그러기 위해서 다시 생각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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