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죽음은 작은 대기실 같은 것이어서 한 걸음만 앞으로 내디디거나 한 번만 펄쩍 뛰면 방을 가로질러 다른 쪽으로 건너갈 수 있는 데 반해, 그에게 죽음은 엄청나게 광활한 공간이라 그곳을 건너가기가 참으로 힘겹기만 했다. 아마도 노인이 너무 쇠약한 탓이리라.
그의 곁에는 아내가 앉아 있다. 오랫동안, 한마디 말도 없이. 그 사이에 바깥은 다시 어둠이 덮인다. 신이 주셨고, 신이 거두어갔어. 마침내 아내의 입에서 이 말이 흘러나온다. - P-1

딸이 이제 조만간 깨닫게 될 사실을 그녀는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한 사람이 죽은 하루가 저문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저녁이 저무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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