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지나갔고, 그도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려고 했기 때문에 같이 달렸다. 그러나 지난밤부터 모든 것이 정지해버렸다. 그는 인식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면 이제 그것을 외면할 수 있었다. 헌신하는 것은 우스운 것이 되어버렸고, 다시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으며, 어디에 속한다는 것은 지상의 지옥이 되었다. - P48
심호흡을 하는 중에 그는 숨이 막혀와 모든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는 즐거운 순간조차도 도대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어갈지 생각하는 것을 멈출 수없었다. 계속해서 미래만을 생각해야 하는데, 다른 편으로는 어떤 미래도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절망감을 배가시켰다. 지금까지 그는 지금처럼 즐거운 적도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그만큼 절망적인 적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기분이 좋을 때마다 더 이상 자신의 느낌에 대해 믿지를 못했다. - P45
오후가 길게 지속되었다. 마치 더 이상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할 때에야 비로소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인체의 기관처럼, 이제 시간이 절실한 문제로 부각되었다. 갑자기 시간이 많아져서 더 이상 예전처럼 흘러가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실존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모든 사람과 관계된 문제였다. 사람들은 더 이상 어떤 일에 몰두하며 시간으로부터 도피할 수 없었다. - P57
그는 그때의 느낌이 아니라 자신이 행복했다는 사실만을 기억했다. 그 사실이 물론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눈을 감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는 그때의 상황을 똑같이 느낄 수 없었다.
아무 기억이 없다니, 코위쉬니히는 자신이 동물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처럼 하나... 둘, 셋... 하고 걸음걸이 전에 숫자를 세면서 계속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모든 감정을 새로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P76
"도대체 누가 세상은 이미 발견되었다고 말하는가?" 세상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공격에 대해 자신의 확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낸 비밀에 한해서만 발견되었다. 그런데 이제 어쨌든 그가 협박을 받을 수있는 인위적인 비밀은 더 이상 없었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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