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그를 봤을 때 나는 친구와 테라스에 앉아 있었다. 비록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지만, 땀을 흘리며 대문을 열고 들어온 그의 얼굴과 가슴은 온통 분홍빛으로 달아올라 있었고 머리는 축축했다. 그는 매너 있게 멈춰 서서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붉은색 페인트를 덧바른 콘크리트 위에 쭈그리고 앉았다가, 나무 벤치 가장자리에 앉았다가 하면서 말이다.
이야기의 끝은 항상 수도 없이 존재해왔으나 하나같이 이야기를 끝내기는커녕 그 어떤 이야기로도 엮이지 않은 무언가를 계속해서 만들어냈기 때문에, 이야기를 끝내려면 나에게는 어떤 의식의 행위가 필요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