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세상으로 떠난 사람의 이름 앞에는 불멸의 영혼이라는 의미심장하면서도 불경한 말을 쓰면서 왜 지구상에서 가장 먼 인도양으로 떠나는산 자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가? 왜 생명보험회사는 죽어서 불멸의 존재가 된 자에게 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가? 혹시 6,000년전에 죽은 줄 알았던 옛적의 아담은 아직도 꼼짝하지 못하고 영원히 마비된 채 치명적이고 가망 없는 혼수상태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죽은 자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천상의 기쁨 속에서 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왜 그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은가? 모든 산 자가 모든 죽은 자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건 무슨 이유인가? 무덤 속에서 죽은 자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에 도시 전체가 겁먹는 건 왜인가? 이 모든 것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신앙은 자칼처럼 무덤들 사이에서 먹이를 찾고 이런 맥 빠지는 의혹 속에서도 가장 생기 넘치는 희망을 끌어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