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게 키가 큰 마일로 노스는 별다른
노력 없이 그저 순탄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가 상대방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단순히
성가신 일을 피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런 부류의 남자에게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띠는지 궁금했다.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이
모든 감정이 메말라버린 남자.
마일로는 상대방 기분에 맞추어 말하고
상대방에게 홍미를 느끼는 듯 행동하는 것 만으로도 세상을 쉽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터득한 사람이었다.
플로렌스는 마일로에게도
스스로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 P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