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네온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13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수영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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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이 글의 그로테스크함이 활자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동물계에 여성이나 다른 약자로 태어났다는 것도 이미 반쯤 접힌 거구요. 페미니즘을 성대결로만 인식하는 사고라면 이 책이 장르로 읽힐 수도 있겠네요. 약자임을 잊어버릴 만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되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이런 글을 쓰고, 현실에 찰싹 들러붙은 감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놀라워요. 그 입장에 서서 공감하는 것과 그 입장인 것은 또 다르지만, 그 입장이 되보려는 공감조차 형성할 수 없다면 이 작가의 감각은 영원히 제대로 못 읽히 겠죠. 스웨덴 학술원이 아직도 실재적으로는 강자의 감각에 잠겨 있다면 노벨문학상도 어렵겠지만, 수상을 기원해 봅니다. 깊숙히 서글픔이 느껴지는 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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