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회

"... 여기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우리 친구들을 위해
지금 이 순간 채찍을 맞으며 
고무를 생산하고 있는 흑인의 운명에 대해 
고상한 의견을 나누고 있잖습니까. 
원숙한 교양과 인품을 즐기면서."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그러니까, 예외가 있다는 말이군요.
"거의 모든 게 그렇죠." - P153

야회

"말이란 찢어진 그물 같은 거야. 
고기들이 다 빠져나가는 
차라리 침묵이 더 나을지도 몰라. 
어디 한 번 침묵해 볼까? 창가로 가자."
"침묵은 참 이상해. 
마음이 별 없는 밤처럼 되거든. 
캄캄한 하늘에 갑자기 
눈부신 유성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우리는 그런 근사한 즐거움을 
그다지 고맙게 여기지 않아."
"그래, 우리는 고마움을 모르는 족속이야!" - P155

연민

나는 은근히 시기심을 느끼며 
그녀의 침묵과 냉정을 지켜볼것이다. 
혼자만의 비밀을 품은 채 
우리 사이를 오가는 그녀를 지켜볼 것이다.
외로운 여행을 떠나는 밤이 
빨리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그녀의 마음을 상상할 것이다. 
웃고 떠드는 우리를 경멸하면서도
꾹 참으며, 할 일을 하기 위해 
우리와 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시끄러움 속에서도 
오히려 그녀는 더 잘 들을 것이다.
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공허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 때문에 나는 그녀를 시기할 것이다. 
그녀의 추호도 흔들림 없는 태도와 
그녀의 지식을 시기할 것이다. 
.....
나로 하여금 그녀에게
손을 내밀게 하는 연민은 그녀에게는 
경멸스러운 충동적 연민으로 보일 것이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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