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롤 로 그]

혼돈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라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 하는 시기의 문제다.

이 세계에서 확실한 단 하나이며,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주인이다.

과학자인 나의 아버지는 일찍이 내게
‘열역학 제2법칙‘은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가르쳤다.

엔트로피는 증가하기만 할 뿐,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줄어드는 일이 없다고 말이다.

똑똑한 인간은 
이 진리를 받아들인다.

똑똑한 인간은 
이 진리에 맞서 싸우려 하지 않는다.

신이 없는 막간극


‘우리 모두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아버지는 이렇게 단언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 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그런 다음 아버지는 내 머리를 
톡톡 토닥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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