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멀쩡한 중독자들
키슬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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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사랑이며 알코올과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고 흥분과 희열 그 사이에서 자신감 가득 찬 나를 만날 수 있다.

그러다 피곤하면 잠이라는 행위도 빠르게 가져올 수 있으며 지인들과의 친목마저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마치 디오니소스와 같이 주말이면 술이 함께하지 않은 날이 없었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그렇게 지내고 있을 나.

그러나 이 행복과 찬란한 순간은 잠시뿐이며 이어지는 숙취와 건강은 나의 평범한 일상을 포기하게 만들었으며 술에 취한 채 혼미한 정신으로 지내는 나날이 늘어난 후 일상으로의 복귀를 하고 나면 내게 남은 것은 심해까지 침잠해 우울의 극치인 내 감정들과 후회뿐이었다.

지독한 음주 패턴의 나는 빠른 속도로 안주도 없이 마시는 끔찍한 습관까지 몸 속 깊숙이 배어있었는데, 이 위험한 습관과 동일한 같은 결의 저자의 과거를 만났고, 저자의 이야기는 평행이론으로 함께 걷고 있는듯한 나에게 기시감과 두려움이 엄습하며 위기감을 주었다.

자기합리화와 정당성 부여, 완벽주의적 성격들과 죄책감과 두려움,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나에게 학대를 하며 미루고 미루기의 반복까지.

소름 돋게도 나와 일치하던 저자의 음주 후 이야기들.

이는 알코올 의존증은 다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당혹스러움에 나는 저자의 사례와 같이 현실과 꿈이 모호해지기 전에 관대함으로 당연시하는 아이러니한 이 술 문화 속에서 스스로를 파악하고 내 습관을 당장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우울감으로 죽음을 생각하며, 폭음으로 건강을 해쳐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심지어 자살시도까지 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타인의 이야기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술이 나에게 마수를 뻗을 것만 같다는 충격으로 나에게 전해져왔다.

심지어 저자가 금주를 위하여 즉시 실행했다는 술 버리기 행위마저 술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나에게 적지 않은 받은 충격을 받고 뒤이어 함께 드는 생각은 나는 저렇게 행동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과 나 역시 무기력하게 술과 또 다른 내 자아에게 질 수밖에 없는 패배자일 수밖에 없었기에 자괴감이 물밀듯 몰려왔다.

아직 철저하게 주말과 평일을 구분하고는 있지만 이미 중독의 상태로 접어 들어갔다 해도 무방할 지금의 나이기에 본문의 조언과 같이 스스로 자기 암시를 통해 알코올 의존증에서 벗어난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금주를 바로 실행해야겠다고 느껴졌다.

금주에 성공한 이후 일상생활을 다시 배우며 신체적 변화를 찾은 저자와 같이 나 역시 이번 독서의 과정은 독서라기보다는 당장 금주가 나에게 필요한 최우선 사항임을 자각하며 지대한 공감과 반성, 현실 파악을 하게 된, 진정 나에게 필요했던 피드백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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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롤, 액션!
연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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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통통 튀는 일러스트의 표지와 생경하지만 경쾌하게 느껴지는 제목과는 다르게 스피드, 롤, 액션! 은 일상에 지쳐, 현실에 부딪히는 등 삶에 회의감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과 그로 감내해야 할 시련과 함께 이어지는 위로, 이해와 같은 다양한 주인공들의 서사를 담고 있었다.

이야기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철거 직전의 <미미 분식>에 들어온 주인공 보리가 투자금을 관리하던 친구 은표의 행방이 묘연해지며 영화 제작과는 거리가 멀어진 후 갑작스레 뻔뻔하고 능청스럽게도 ‘본인이 객사하면 책임을 지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 불청객이 등장하며 시작된다.

하나, 둘씩 갑작스레 등장해 시간을 미끄러져 왔다는 미지의 인물들.

그들은 각기 다른 사연과 시간적 배경을 지닌 채 등장해 다사다난하고 기구했던 삶 속에서 각자의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젊은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라는 타이틀 덕분인지 기발한 발상들이 눈이 띄었고 그 발상의 전환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놀라움과 반전으로 녹아들어 전개되었으며, 사소한 아이템들의 활용 역시도 감탄을 자아내 타임슬립이라는 주제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쾌감마저 이끌어냈다.

또한 베일에 감춰졌던 제목이 보리의 꿈인 영화 촬영 작업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며 우리의 삶이 한 편의 영화라는 의미로 이어져 깨달음이 파도와 같이 물밀듯 밀려와 짜릿함을 선사했다.

익숙함에 당연해져 소중함을 잊고 지냈거나, 이미 소유하고 있음에도 발견하지 못한 우리 안의 빛나는 것들을 알아차리게 하고, 희망하던 미래와 당장 눈앞의 현실의 괴리감도 잘 표현되어 몰입도 높고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작품이었다.

저자가 독자의 취항 저격 포인트를 적확하기 꿰뚫고 조준하는 실력이 수준급이라 이렇듯 완벽한 면모를 갖추어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듯한 생생한 감각들이 깨어나는 작품이 너무나 오랜만이라 참으로 반가웠다.

센스 넘치는 유머들과 여운까지 놓치지 않은 치명적 매력까지, 마치 오색의 휘황찬란한 공작이 날개깃을 펼친 듯한 환상이 떠올랐다.

책장을 덮으며 우리 인생과 결부된 제목이 획기적이고 참신한 발상이라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감탄과 박수가 나오는, 진정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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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gance is 엘레강스 이즈 - 우아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도은진 지음 / 오브바이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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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강스. 우리말로 우아함을 뜻하는 이 단어를 듣자마자 개인적으로는 마치 고정관념과 같이 중세 시대 드레스를 입은 귀족 여인의 자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누구든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만 쉬이 정의하기 난해한 이 우아함을 본문에서는 단어의 뜻을 정의하며 그것이 풍기는 이미지와 떠오르는 표현들을 다양한 예시로 제시한 후 저자가 그동안 우아함에 대해 느껴온 이미지와 신념, 우아함의 예시들을 소개한다.

아이러니하면서도 흥미롭게 본문에서는 우아함을 다룬 도서임에도 저자는 본인이 가장 바쁠 때 책에 대하여 구상했다고 하는 소소한 위트를 선사하며 포문을 연다.

엘레강스라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이는 여느 미사여구와는 품격이 다르고, 단 하나의 표현만으로는 설명이 어렵고 단어의 무게 역시 남다른 오묘한 단어이다.

삽입된 사진들의 멋스러움과 분위기가 한데 어우러짐에 도서는 책 자체가 만들어낸 고유의 이미지로 독자를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안정되며 차분해지도록 만든다.

여기에 우리에게 익숙한 오드리 헵번, 재클린 케네디, 버지니아 울프, 코코 샤넬, 제인 구달 등 다양한 인사들을 언급하며 그들만의 각기 다른 우아함이 등장하는데, 이렇듯 우아함은 간결하고 명료하지만은 않은 것이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에 독자들도 자기 자신을 시나브로 알아간 후, 멈추지 않는 노력으로 갖추게 되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또한 독서를 이어감에 따라 스스로가 경박스럽게나 성숙하지 못한 행동들은 지양하고 나를 발전시켜 정제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절로 할 수 있게끔 이끌었고, 세상을 보는 시선에 여유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교양을 갖추는 내가 될 수 있게 노력하는 묘한 매력 또한 갖추고 있었다.

형언하기 어렵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며 가지기 어렵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이 아닌 우아함.

백조가 우아함을 위해 호수 아래에서 쉴 틈 없이 발짓을 하듯, 나 또한 우아함을 갖춘 더 나은 내가 되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겠다 느끼는 시간이었고,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번 독서에는 우아함과 어울리는 음악인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와 드뷔시의 달빛과 함께 했다.

우아함을 더욱 가까이 만나고 싶은 이들이 독서와 함께 감상해 보았으면 한다.

음악들로 하여금 우아함에 대하여 탐구하는 데에 집중하며 이 역시 나의 우아함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동기를 더욱 부여해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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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파리 - 여행을 즐기는 가장 빠른 방법, 2023년 최신 개정판 인조이 세계여행 11
김지선.문은정 지음 / 넥서스BOOKS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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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느껴지듯 예술가들의 도시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바로 파리였다.

이 유구한 역사의 파리는 100여 년 전 흉물스럽기 그지없다던 평을 받던 에펠탑의 위상이 변모하여 파리의 상징이 되었고, 일평생을 두 점의 그림 밖에 팔지 못한 화가 고흐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상파 화가로 기억에 남게 되는 시간 동안에도 세월의 흐름에도 굳건히 예술가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었다.

인조이 파리는 이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자유와 낭만, 예술가들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지켜낸 파리를 진정으로 느낄 수 있도록 완벽한 가이드가 되어 독자를 안내한다.

흔히 단체 관광에서 집중력을 잃고 놓칠 수 있을 포인트들을 놓치지 않고 짚어주며,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는 도슨트를 뛰어넘는 친절함과 전문성으로, 여행 코스에서는 여행사에서 개개인에게 맞추어 경로를 제시해 주듯 예절이나 팁, 회화 및 역사까지 다루어 세심하고 자상한 안내에 독자들이 단 한 권의 도서만으로 파리 여행을 믿고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특히 QR코드로 모바일 지도를 지원해 자유여행 시 활용도를 높였고, 여행의 시작인 여행 준비물 체크리스트에서부터 여행의 마지막 택스 리펀 받는 방법까지 완벽한 코스로 여행을 할 수 있게 챙겨주어 책 한 권만으로 당장 자유여행을 떠나도 걱정이 없을 것만 같은 든든함을 주었다.

가까운 동남아와 같은 휴양 여행이 아닌 유럽 여행의 경우 자유여행에 있어 리스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다양한 일정과 코스를 동선과 함께 제공하며 티켓 예매하는 법, 철도 시간표, 숙소 정보까지 꼼꼼하게 짚어주어 유럽여행은 패키지여행을 선호하던 나에게 편견을 깨게 도와주었다.

독서를 하는 동안 떠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쉴 새 없이 두근거리며 파리 먹거리의 향연에 군침이 돌기도, 파리의 쇼핑 아이템을 보며 눈이 돌아가며 파리에 취해 있던 시간이었다.

이미 다녀왔던 파리임에도 내가 보고 듣고 겪지 못한 수많은 파리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났기에 내년에는 다시금 파리를 탐구하며 나의 예술적 욕구를 충족시키러 인조이 파리와 함께 떠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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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하지만, 일단 해봅니다 - 지금 창피한 마음은 미래가 보내는 성공의 신호
나카가와 료 지음, 김나정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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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 년을 한결같이, 기복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 어디에도 없듯, 대다수의 사람들이 세월이 흐르며 나이를 먹어갈수록 본인의 경험해온 바가 늘어남에 따라 인간은 시나브로 프레임에 갇힌 채 변모해간다.

점점 고집이 세지고 편견도 많아지며 체면과 책임감을 챙기기에 회피해야만 하는 상황 또한 늘어난다.

하여 창피함이라는 감정이 내재하게 된 순간부터 두려워 나서지 않고 주저하며, 타인의 시선을 인식해 완벽함을 추구하게 된다.

나 또한 치기 어린 시절의 호기롭게 소통하고 도전하던 나에서 벗어나 타인의 눈치를 보고, 소극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존경받고자 하는 무의식중 열망으로, 좀 더 완벽해지고자 하는 욕심과 조바심으로 가득 찬 나에게 이번 도서는 적확하게 나를 지적하며 변화를 부추겼다.

창피함이라는 감정으로 하여금 수많은 기회와 가능성, 심지어는 신뢰마저 빼앗기는 현실을 지적하기에 내가 그동안 사소한 것을 얻으려 잃은 수많은 것들이 무엇인지 고찰하고 내 행동을 성찰하게 해주었다.

특히나 한 가지 행동이라도 타인의 시선과는 판이하게 다른 시선으로 보고 느끼는 부분에 흥미로웠고, 단점을 강점으로, 장점을 약점으로 보는 시각 역시 인상 깊었다.

본문에서는 창피함을 다양하게 분류하여 내적 창피함과 외적 창피함으로 나누기도, 입문기, 발전기, 숙련기의 창피로 나누기도 하여 나의 창피함을 파악 후 그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무려 50가지로 제시한다.

저자의 팁들은 나이와 무관하게 변화를 받아들이며 타인과 스스로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발버둥 치기 보다는 나를 받아들이고 겸손한 자세로 돌아가 창피함을 드러내며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제시한다.

이는 본인 입맛에 맞는 행동만을 취하는 것이 아닌, 도전의 증거인 창피함의 행동의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얻게 해주기에 나의 기준 역시 완벽함으로 견고하고 높이 세우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연하고 낮게 바꾸는 방향 또한 고려해 보아야겠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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