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 도시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지음, 장혜경 옮김 / 터치아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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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는 왕, 시인, 철학자와 화가, 요리사와 샹송 가수, 패션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스무 명의 파리 인물이 그들이 발자취를 남긴 파리의 명소와 함께 소개되는 책이다. 나는 평전, 에세이, 자서전처럼 인물을 소개하는 글 읽는 것을 좋아하고, 작년 유럽 여행을 계기로 여행 서적 읽는 것도 좋아해서 책콩 서평 이벤트에 참여, 이 책을 받았다. 소개되는 인물이 많으니까 두꺼울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얇아서 넉넉잡고 두시간이면 쉽게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엄선한 파리 인물 스무 명은 아래 연표 기준, 태어난 시대 순으로 차례차례 소개되는데, 이들 중 가장 먼저 태어난 인물은 신학자 아벨라르와 엘로이즈라는 연인으로 우리나라 역사로 치면 고려 시대 사람들이고, 나와 동시대를 산 인물은 이브 생 로랑(1936~2008)이 유일하다. 아래 맵 속에 표시된 명소들은 이 스무 명과 연관이 있는 파리 유명 장소들로, 나 역시 작년 파리 여행 때 표시된 여행지의 반을 둘러보았다. 책 읽는 내내 내가 여행했던 파리의 곳곳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라서 책 제목대로 정말 파리에 가고 싶어졌다.




 



이 책에서 다소 아쉬운 점을 꼽자면, 각 인물당 할애된 페이지수가 적어 온전히 그 인물에 대해서만 설명해도 모자름에도 주제에 벗어난 내용이 너무 많이 삽입되어 글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점이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해당 인물을 소개하는 글인지, 프랑스 영화를 소개하는 글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나폴레옹과 마리 앙투아네트는 내가 알고 있는 내용과 조금 다른 에피소드들이 몇 섞여 있었는데, 작가가 틀렸는지 내가 틀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올해가 가기 전 나폴레옹과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다른 책을 더 찾아서 읽기로 결심했다. 11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너무 다양한 시대의 인물들을 설명하다보니 해당 인물의 시대적 배경이나 공간적 배경에 대해 감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너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물론 이 책만으로 책 속에 소개된 인물의 삶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파리에 이런 인물들이 있었구나, 새로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점이 좋았다. 시간을 두고 찬찬히 소개된 인물들의 인물 평전을 구해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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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책 리뷰 3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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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북클럽
박현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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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사고를 친 4명의 고등학생들이 매달 한 번, 수요일에 모여 1년간 북클럽 활동을 하는 수북형을 선고 받는다. 북클럽 장소는 카페 숨. 수북 멤버들은 매달 숨의 주인장이 지정해주는 책을 읽고, 마음에 와 닿은 문장에 밑줄을 긋고, 돌아가면서 자신이 밑줄 친 부분을 소리내어 읽는다. 처음에는 책을 읽는 것이 부끄럽고, 책으로 토론을 나눠야 하는 것은 껄끄럽게만 느껴졌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자신이 위안받고 있음을 깨닫는다. 자신들이 읽고 있는 책과, 나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던 수상한 북클럽 멤버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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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정된 도서를 읽고 집안환경, 관심사, 성격이 모두 다른 네명의 학생이 토론하는 소설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챕터마다 아이들이 놓친 책 추가 설명을 곁든 주인장의 편지가 있다. 주인장의 편지는 곧 저자, 박현희씨가 독자에게 쓰는 편지가 아닐까. 나는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서평이나 평론, 추천서 읽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이 부분이 와닿았고, 이런 생각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항상 궁금한거다. 누군가가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문장을 짚어 주면 그 사람도, 책도 다시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 책도 참 재밌게 읽었다.


사실, 처음 책 뒷표지에서 등장인물 소개글을 읽을 때,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었지만, 끝까지 책을 읽고 난 후에 이 책은 나 같은 성인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걸 깨달았다. 모모가 결코 어린이 책이 아니라, 어린이도 읽을 수 있는 책인 것처럼. (p.201)


5월, [프랑켄슈타인]을 읽고 온 영주와 민석이가 프랑켄슈타인이 여태까지 괴물 이름인 줄 알았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뜨끔, 했다. 나도 프랑켄슈타인이 괴물 이름인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한 자의 이름이며, 정작 그 유명한 괴물에게는 이름조차 없단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는 영주와 카페 숨의 주인장이고, 가장 마음에 드는 파트는 주인장의 편지인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또는 몰랐던 이야기를 나에게 계속 던져주기 때문이다.


6월, [제인 에어]에서 윤정환과 정영주가 밑줄 친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나도 제인 에어를 읽고 싶어졌다.


"너 버릇없는 못된 자들이 죽은 후 어디로 가는지 아니?"

"지옥으로 갑니다." 내가 쉽게 할 수 있었던 전통적인 답변이었다.

"그렇다면 지옥은 어떤 곳이냐? 나한테 말해줄 수 있겠니?"

"불로 가득찬 구덩이입니다."

"그렇다면 너 그 구덩이에 빠져 영원히 불에 타고 싶니?"

"아닙니다, 선생님."

"그런 일을 피하기 위해선 네가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답이 떠올랐지만 그 내용은 반박의 여지가 있는 것이었다. "건강을 잘 유지해서 죽지 말아야 합니다."


/


"저는 의무적으로 행해야 할 수많은 일들에 압박받지 않고 그저 마음이 편하기만을 원할 뿐입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 제게 셀린 바렝에 대해 말씀하셨던 내용이 기억나세요? 그 여자에게 주셨다는 다이아몬드와 캐시미어 옷들이 기억나시지요? 저는 주인님의 영국판 셀린 바렝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아델의 가정교사로 계속 일할 거예요. 그 일을 해서 제 숙식비와 추가 연봉 30파운드를 벌겠어요. 그리고 그 돈으로 제 옷장을 채워나갈 거예요. 주인님께서 제게 주실 거라고는 단지……"

"그래, 단지 뭐요?"

"단지 저를 존중해주는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 보답으로 같은 마음을 주인님께 드린다면 둘 사이의 채무가 청산되는 셈이지요."


7월, [자기 앞의 생]는 주인장의 편지에서 읽게 된 작가 로만 카체프와 에밀 아자르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프랑스 최고의 상, 공쿠르상을 타고,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고도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작품 활동을 하려는 작가의 의지와 열정이 나는 백퍼센트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누구나가 꿈꾸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도 멈추지 못하고 계속 새로운 길을 찾고,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는 열정과 열망이 부럽다.


9월, [복스]에서는 "노력하는 것이 가장 큰 재능"이라는 키워드가 가슴에 와 닿았다. 최근에 내가 가장 고민하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영주의 말에 따르면 자그마치 600페이지에, 돋보기가 필요할 정도로 작은 글자 크기라고 하던데, 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10월, [모모]. 내 주변의 누군가가 떠오르는 민석이가 한 말. "내가 이 책을 만나서 참 다행이야. 수북이 아니었으면 책 같은 건 읽지 않았을 테고, 그럼 이 책을 만나지도 못했겠지. 이 세상 어딘가에 모모가 있고, 언젠가 나도 모모를 만나게 되면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생각하니까 참 좋더라고." 나도 수북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과연 이 책에 나와 있는 책들을 읽으리라는 마음을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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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다, 바르셀로나 - 디테일이 살아 있는 색다른 지식 여행 색다른 지식 여행 시리즈 1
신양란 지음, 오형권 사진 / 지혜정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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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스페인 여행을 떠납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를 보고 올 거예요.
 
유럽 여행국에 스페인이 뒤늦게 추가되다보니 동선 상으로도 약간 꼬임(?)이 있고, 읽은 책도 전무한 상황에서 책과 콩나무 이벤트에 당첨되어 바르셀로나 지식여행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책 겉표지는 카사 바트요 지붕인데, 카사 바트요 건물 전체 또는 바르셀로나 하면 떠오르는 가우디 대표 건물,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표지에 있었다면 책을 보는 누구나가 이 책이 바르셀로나에 관한 책임을 알아볼 수 있었을 것 같아 약간 아쉬움이 듭니다. 하지만 그 외 이 책의 구성, 편집, 내용 모두 제 맘에 쏙 들었기 때문에 별 다섯 개! 오랜 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펼치자 마자 완독했던 책, 읽고 나서 만족, 대만족했던 책이예요.
 
이 책의 장점은 1) 적당한 글씨 크기와 구어체 설명으로 가독성이 좋고, 2) 깔끔한 목차 구성, 3) 사진이 적절하게 편집되어 있어 본문 이해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가우디와 스페인, 성경에 대해 지식이 전무해도 저자의 설명을 따라잡는 데 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여행지를 찾아가는 법, 근처 맛집, 숙소 소개보다는, 여행지의 배경지식이 되는 성서,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 '가우디 셀프 투어' 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여행 전 읽은 책 한권으로 인해 스페인 여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큰 맘 먹고 떠나는 유럽 여행에서 만나게 될 가우디, 그가 평생 추구했던 '자연'을 닮은 건축과 '성경'을 닮은 건물에 대해 더 큰 감동과 깊이로 접할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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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노나미 아사

Publisher: 시공사

Genre: 스릴러

Reading Period: 2012. 06. 02.

 

 

 

 

 

 

 

 

영화 하울링 원작소설 '얼어붙은 송곳니'입니다. 이 소설은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추리할만한 트릭이 존재하지 않고, 범인이 누군지, 어떻게 죽였는지 형사들이 찾은 단서들로써 설명되기 때문에 추리이라기보다는 스릴러 장르에 속하는 것 같아요. 여자주인공이 짧은 머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띠지에 둘러져 있는 송강호씨와 이나영씨가 머릿속에 박혔는지 이 두사람의 얼굴을 대입시켜가며 책을 읽었답니다.  책 읽는 내내 여주인공 오토미치 다카코와 이나영씨의 이미지는 제법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그녀의 파트너 가키자와는 송강호씨보다 더 키가 작고 못생기고 심술궂은 인상을 가지고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지만요.

 

책의 여주인공인 오토미치 다카코 본인과 그 가족들 이야기가 제법 나옴에도 불구하고 사건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사실 이 책 얼어붙은 송곳니는 작가 노나미 아사의 오토미치 형사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라고 해요. 아내에게 배신을 당해 여자를 믿지 못하는 다키자와 형사와 역시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한 오토미치 형사는 이번 수사에서 '늑대 수사' 팀으로 엮어져 함께 움직이지만 서로를 탐탁치 않게 여겨 계속 티격태격하는데, 두 사람이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신뢰하게 되는 과정이 꽤 섬세하게 펼쳐져서 시리즈 콤비 구축 과정이라고 여겼더니 후속 작품에서 다키자와는 가끔씩 우정출연 캐릭터로 등장할 뿐이라네요. 이 소설, 여러모로 정신산만해…….

 

불에 타죽고, 커다란 늑대개에 연속해서 물려 죽는 사람들. 이 사람들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 범인이 이들에게 어떤 계기로 원한을 품게 된 걸까 궁금해서 처음에는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읽었어요. 그렇지만 범인이 누군지, 범인이 왜 이런 일을 벌인건지, 하다못해 어떻게 주인공이 범인을 잡았는지 어느 하나 임팩트 있는 부분이 없더라구요. 이 책은 결말마저도 밍숭맹숭합니다. 나중에는 이 책의 메인격인 늑대개 질풍이의 생사여부(?)가 궁금해서 책장을 넘겼을 정도...

 

개인적으로 필요없는 부분이 지나치게 많고 뼈대가 부실했던 소설보다는 영화 쪽이 더 기박감 넘치고 재밌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Miss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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