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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동물 건축가의 세계
에밀리아 지우바크 지음, 김영화 옮김, 조신일 감수 / 라이카미(부즈펌어린이) / 2021년 10월
평점 :
아이와 산길을 산책하다 보면 뱀굴같이 생긴 것도 있고 개미집도 발견하면 둘이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관찰하고 앉아 있기도 하다.
작은 생물들의 집부터 커다란 동물들의 집까지 우리가 알 지 못하는 동물들의 놀라운 건축 실력을 보며 그들의 지혜와 창의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을 그린 작가 에밀라아 지우바크는 그림을 그린 책 [안아 드립니다]가 바르샤바 어린이책 박물관 보물책으로, 숲속 생물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을 담은 그림책인 [숲속에서의 1년]이 폴란드 출판협회에 의해 2015년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너무나 궁금한데 아쉽게도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출판되지 않은 것 같다. 폴란드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가인 듯 하다.
일반책의 두배가 넘는 크기의 빅북이고, 표지부터 안의 내지까지 고품격 고품질의 아주 고급진 백과사전같은 그림책이다.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도 안전하게 책의 모퉁이를 둥글지게 만들어 아이들을 향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책 안의 내용은 더더욱 놀랍고 경이롭다.
동물들의 세계에 평생을 같이 산 것 마냥 자세하고 방대한 내용에 또 한번 놀란다.
동물들의 다양한 유형의 집들 - 땅 위의 집, 땅속의 집, 공중의 집, 물 위의 집, 물속의 집, 단독주택, 이동식 집, 공동주택, 임시 거처 등등 사람사는 모습마냥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집을 만드는 건축 재료도 상상 이상으로 많다.. 보통 나뭇가지나 진흙, 털 등의 것들로 만들지 않을까 짐작은 했는데 그 외에도 바위와 돌맹이, 조개 껍데기, 이끼와 지의류, 침, 사람들이 버린 물건 게다가 거미줄까지 사용되어 지고 있었다.
새들의 둥지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지만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견고하기 까지 하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에도 나무에서 새 둥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며 감탄한 적도 있었다. '과연 사람보다 낫구나'하면서..ㅎㅎ
책을 읽으면서 세계 방방곡곡의 자연을 누비며 새들마다 그들의 집과 모양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렸을 작가의 모습이 떠오르며 그 열정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무에 도토리를 박아 저장해놓는 도토리 딱따구리도 있다. 구멍에 도토리 크기를 잘 맞춰서 넣어야 보관을 잘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딱따구리는 대체 이런 지혜를 어디서 배우는걸까?
중국에서는 제비집을 먹는다고 들었는데 제비가 정성들여 만든 것을 인간이 함부로 가져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외 벌과 개미와 같은 곤충들의 집부터 거미, 바다 생물 그리고 포유동물의 다양한 집을 만날 수 있다. 놀라운 동물 건축가들의 집들을 보고 나서 동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 같다. 그리고 그들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누리며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그들을 우리가 어떻게 돌봐줄 수 있을 지 고민도 하게 되었다.
우리 집 뒷산에 고라니가 사는데 늘 '고라니도 집이 있을까? 겨울엔 어디서 지낼까? '궁금해하기만 하고 찾아 볼 생각은 안했는데, 산에 가면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찌 살고 있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