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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행복수업
김지수 지음, 나태주 인터뷰이 / 열림원 / 2024년 4월
평점 :
인터뷰집이라고 생각하면 1인칭 시점의 질문과 대화의 반복으로 예상했는데요. '태주는 틈날 때마다 강조했다'처럼 3인칭으로 구성이 되어서 더 몰입하면 읽을 수 있었어요. 나태주 시인의 대답을 들으며 인터뷰어인 김지수 작가님의 경험과 일상도 같이 그려져서 글이 더 풍성하게 느껴졌어요.
'풀꽃' 시를 좋아하는데요. 있는 그대로 사랑스럽게 봐준다는 면이 따뜻하게 읽혔어요. 책에서 김지수 작가님이 '내가 하는 말을 제일 먼저 듣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에,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것은 나라고도 읽을 수 있겠네요'라고 해석한 내용이 있었어요.
나태주 시인은 학교에서 아이를 가르칠 때 소리 내어 읽으면서 하라고 했었다며 눈으로 한번 읽고 소리 내어 한번 읽고 쓰면 그 말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대화를 통해서 두 분이 점점 친밀해져 간다는 게 글을 통해서도 느껴졌어요.
'예쁘지 않아도 예쁜 사람이 돼야 한다'라는 말도 기억에 남아요. 예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쁜 말을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나태주 시인은 강의료 더 준다고 생색내는 사람보다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 부탁에 응한다고 해요. 실리를 따지는 것보다 사랑과 예쁨이 발견되는 곳으로 발을 옮기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존경스러웠어요.
선망하며 글을 쓰는 것과 정원일을 하는 것 중에 무엇이 힘든지 물어보자 나태주 시인은 말합니다. "더 힘들고 덜 힘든 것은 없습니다. 젊은 친구들한테 내내 하는 이야기가 그거예요. 인생 편하게 가려고 하지 마라. 절대로 안 편할 테니까. 오히려 인생 절대 안 편하다고 생각하면 인생이 더 편해지고 살만해집니다"
인상적인 답변이었어요. 마냥 편하면 또 권태롭기도 하고요. 편함을 기대하다 보면 그 과정이 길게 느껴져서 쉽게 지치기도 하니깐요. 인생엔 굴곡이 있고 안 편하다고 생각하는 편이 현명한 것 같습니다.
어떤 삶을 동경했냐는 질문에 미래를 소망하는 마음 그 자체가 동경이었다는 말이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크게 후회하지 않으면서 당장 할 일에 집중하며 미래를 소망하는 것. 그 삶을 따라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