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아이들이라는 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부모에게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 아이들이 모이는 곳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넌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어왔기에 그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이 있었던 다리가 어디인지 궁금하던 찰나에 집 나온 아이들이 모이는 다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 자연스럽게 그곳에 모이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그 다리에서 주어온 아이라고 해서 본인도 그럴까요? 이렇게 질문 하나가 나옵니다. 다리 밑에 사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를 만나면 집을 나온 아이들이 다시 돌아가곤 했습니다. 다리 밑에 사는 아이는 여러 질문을 합니다. 왜 집을 나왔냐고 묻고 왜 주워왔다고 생각하냐고 묻습니다. 형과 누나에게만 관심을 준다는 대답을 하면 이미 사랑을 쏟을 형과 누나가 있는데 왜 너를 다리 밑에서 데려왔을까라고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깨닫습니다. 나는 주워 온 아이일 수 없어!
그런데 아리 밑에 사는 아이는 저런 현명한? 질문을 하면서 본인은 왜 돌아가지 않을까요? 그 이유는 부모님이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자신을 너무도 사랑한다는 점이 아이를 확신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의 부모는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다리 밑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남의 행복이란 자신의 불행을 먹고 자라나는 것이다.라는 첨언이 여운이 남더라고요. 삶은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과 확신보다는 계속된 질문을 해야 하며 그것이 타인을 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스스로에게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은 3부로 되어있습니다. 정글 위 무지개/정글을 지나가는 달/정글에 찾아온 밤. 정글은 철학적 분석으로 세련되게 다듬어지기 전에 제멋대로 자란 상상이 뒤엉킨 곳입니다. 그곳에 걸친 무지개와 달 그리고 밤을 느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