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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전작 시크하다를 재미있게 봤었어요.
프랑스인 전체를 대변한다기 보다 저자 주변 사람들에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책 속 프랑스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주거에 대한 부분이 쇼킹하게 다가왔는데요. 저자가 만난 대부분의 프랑스 친구들은 오래된 집에 사는 것에 대해서 불편하게 느끼지 않았다고 해요. 뜨거운 물이 바로 안 나온다고 불행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불편함을 불행이라는 프레임에서 봤던 것을 반성했습니다. 그래서 '시크하다'라는 책을 통해 모든 시설이 갖춰진 집에 산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깊게 머리에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승연 작가가 보는 프랑스인은 책 제목처럼 시크합니다. 삶에 무심한 것이 아니라 진지한 탐구가 비롯되기 때문에 타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어요. 개인적으로 나의 방향이 옳은지 고민하다가 결국 타인의 뒤를 쫓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어요. 지름길을 찾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만의 색이 흐려지는 걸 점점 느끼고 내가 원하는 게 뭐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는데요. 프랑스인의 자유를 향한 뜨거운 마음이 시크함으로 드러났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경우 옛것을 그대로 이어가길 원하는 면이 있어서 아버지가 갔던 맛집을 나의 아들과 갈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다가왔어요. '동남아는 계속적으로 변화가 있는데 유럽은 지금 가나 나중에 가나 똑같으니 나중에 가도 되지 뭐.'라고 생각했던 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장소를 시대를 넘어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자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나는 백번 생각했다.
뉴욕은 엉망진창이라고
하지만 오십 번 생각했다.
참 아름다운 진창이라고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이번에는 뉴욕입니다. 중산층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서 '재테크'라는 걸 처음 시작한 곳이 뉴욕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전작과 마찬가지로 뉴욕이라는 도시보다는 뉴요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시간 활용과 결단력이었습니다. 뉴요커들은 이메일로 할 수 있는 일은 전화로 하지 않고 전화로 할 수 있는 일은 만나서 하지 않는다고 해요. 작가의 경험담을 읽으니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뉴요커들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정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겉치레가 없다는 쪽에 마음이 더 기울었어요.
세상에 사람은 많다.
그리고 제각각 다른 분야에 남다른 재주가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한 명의 역할이 아닌
10명의 역할을 혼자서 해내야 한다며
불필요한 고생을 사서 하는 걸까?
많은 장점을 가진 타인의
단 하나의 단점만을 보려고 하는 걸까?
뉴욕에서는 실질적인 사회생활능력을 가장 중시합니다. 가정에서도 이 능력을 키울 수 있게 교육하는데요.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펴고 자기 자신과 스트레스를 스스로 관리하게 하는 거죠. 자기통제력이 사회에 나가서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교육 활동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공부할 줄 아는 영리한 아이를 만드는 것이 뉴요커들의 교육관이라고 합니다.
뉴욕에는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살인적인 집세로 셰어하우스에 익숙하고 룸메이트는 유사가족이 됩니다. 우리나라도 점차 셰어하우스가 늘어나고 있지요. 재밌었던 것은 룸메이트나 취미 집단이 유사가족이 되긴 하나 경제력이나 사회적 위치에 해서는 함구한다고 합니다. 우정의 순간을 즐기지만 그것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관계라고도 표현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 이성적인 생존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삶의 리얼함. 생존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