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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있다 - 그래도 다시 일어서 손잡아주는, 김지은 인터뷰집
김지은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여중, 여고를 다니다 보니 멋진 여자 선배들을 보면 가슴이 설렙니다. "언니들이 있다"는 김지은 작가의 인터뷰집인데요. 인터뷰 주인공들이 애정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녀들의 생각을 인터뷰를 통해 전해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며칠 전 모임에서 페미니즘 관련해서 토론을 한 적이 있었어요. 요즘은 여자들이 더 편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습니다. "더"라는 키워드가 붙는 걸 보면 과거에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 않을까요? 사회는 여자를 약자로 때론 배제의 대상으로 보았을 때... 누구보다 치열하게 세상과 맞선 언니들의 이야기. 이 책은 그렇게 공감과 연대가 가득했던 인터뷰집이었습니다.
정혜신 작가의 추천사를 보면 '김지은의 인터뷰 종착역은 사람과 상처다'라고 쓰여있어요. 상처를 드러냄으로써 위로와 치유를 주고받으며 연대를 쌓아가는 것이겠지요.
저는 김일란감독 인터뷰를 여러 번 읽어보았습니다. 공동정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은 후 GV도 참여한 적이 있어 친근한 면도 있었고 처음엔 호기심으로 읽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감동적인 부분이 많아 여러번 밑줄긋고 반복해서 보게 되더군요.
그녀는 좋은 질문,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게 다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큐로 사실들이 정확하게 제시되기만 한다면 시민들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거라는 믿음으로부터 그런 생각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일란 감독은 연분홍치마라는 성적 소수문화인권연대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인권 관련 집회에 참여하고 현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록에 대한 그녀의 사유도 메모해 두고 싶습니다.
기록이 결국 증거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기록하면 공유도 할 수 있죠.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의미의 두께가 두터워져요. 미래에 말을 거는 일이기도 하죠.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니까. 그게 기록의 힘이에요.
김일란 감독은 페미니즘에 대해서 단순히 여성주의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사건을 바라보는 틀이자 실천방법이라고 말하는데요. 페미니스트인 그녀에게 익숙한 사유 방식은 '이 공간에서 배제되고 있는 사람은 누구지' '그 이유는 뭐지' '어떤 힘이 이를 배제하고 있는 거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 남과 여 가 아닌 인간이라는 틀을 가지고 생각하고자는 했으나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면 이분법에 갇히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공간에 배제되고 있는 사람에 좀 더 집중해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이 책은 나태해졌을 때 지지를 해주기도 등을 밀어 앞으로 나아가게도 해주는 언니들의 이야기라 읽는 동안 충만하고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