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 - 나를 막 대하는 인간들에게 우아하게 반격하는 법
로버트 I. 서튼 지음, 문직섭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일입니다. 회사 거래처분이 결혼은 언제 하냐고 물으면서 늦게 하면 값이 떨어진다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농담인 걸 알지만 기분이 불쾌했습니다.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웃으면서 되묻던지 불쾌한 것을 소극적으로라도 표현했어야 했는데 가만히 있다 다른 화제로 돌렸습니다. 그렇게 대처한 제 모습이 후회스러웠어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면서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의 저자 로버트 서튼은 살면서 만나는 나랑 맞지 않는 사람들을 대면할 때 그들이 우리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만들자고 책에 썼습니다. 품격을 지키기 위한 싸움인 거죠. 나를 막 대하는 사람에게 우아하게 반격하는 법이 책에 여러 가지 나열되어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타인에 문제점을 제기하기 전에 자신을 되돌아 보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은 사실을 부인하고 착각하는 악취미가 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결점을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설사 인정하더라도 결점의 심각성과 악영향을 과소평가한다. 대니얼 카너먼은 이와 같은 자신감을 인간의 가정 파괴적인 편견으로 확신한다. 자신이 예의 바르고 교양 있다고 생각하는데 가는 곳마다 또라이를 만나는 것 같으면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라.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행동은 상대방의 복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또라이가 되는 첫 번째 위험요소가 또라이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매일 그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전염이 될 것입니다. 인간은 주위 사람들의 얼굴 표정, 말투, 언어를 기계적으로 따라 하는 경향이 있죠. 매일같이 그들과 전쟁을 하는 것보다 그곳에서 탈출하라고 조언합니다. 또라이들이 정상적인 한 명을 또라이로 만들 확률이 한 사람이 그들 모두를 갱생시킬 확률보다 훨씬 높다고 말하면서요. 탈출이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예 안 보고 살 수 없다면 덜 보고 살라고 이야기합니다. 책에 소개된 몇 가지 전략을 공유할게요.

1) 가급적 먼 자리를 확보하라

모임에서 만든 관계라면 최대한 멀리 떨어진 자리를 확보하라는 것입니다.

2) 투명 망토를 착용하라

가능한 말을 적게 하고 너무 형편없거나 탁월한 일은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3) 숨 쉴 공간을 활용해 일시적 위안을 받아라

과거에는 어떻게든 관계를 개선해야 된다는 생각에 매몰되어 있었는데요. 요즘 이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나를 위해서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나를 비하하고 무시하고 힘 빠지게 하는 상황에서 상처만 받고 고객 숙이는 것이 아니라 벗어날 계획이 있다면 스트레스받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믿어요. 또라이에게 잘못 맞서면 역효과가 납니다. 확실한 근거와 자신을 지지하는 동지가 없는데 맞서지 말라던가. 정직하지 못한 사람과 잘못된 시스템에 도움을 구하는 것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이 책은 흥분하지 말고 행동을 늦추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하도록 도와주어 결국엔 현명한 대화를 이끌게끔 조언합니다. 연대를 하면서도 예의를 지켜주는 간격을 넘지 않도록 책을 보는것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애써보려고 합니다.

어느 추운 밤, 한무리의 고슴도치들이 추위를 견디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가시로 서로를 찌르는 사태가 발생했다. 찔리기 싫어서 멀찍이 떨어지면 추위를 피할 수 없었다.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던 고슴도치들은 결국 서로에게 찔리지 않고도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는 거리를 알아냈다. 이 이후로 고슴도치들은 이 거리를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는 간격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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