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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아저씨 - 좌충우돌 자영업 생존기
마정건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1월
평점 :
백종원의 골목식당! 재밌게 보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입니다. 나름의 문제가 있는 식당들? 을 백종원 씨가 컨설팅을 해주다 보면 조리법, 청소법 등에 팁이 나오게 되는데요. 프로그램에서 저는 처음에 그 부분을 주목해서 봤습니다. 근데 회차가 늘어가면서 자영업 시장에 공포가 느껴졌어요. 준비를 안 하고 자영업 시장에 나온 사람들에겐 확률적으로 실패라는 결과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자영업을 하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거죠. 이 책은 자영업에 진입하려는 사람에게는 꼼꼼한 사전 준비를 위한 자신의 경험담을.. 동료 자영업자에게 응원에 메시지를 보내는 책입니다.
문방구 아저씨의 삶은 고단합니다. 도난을 우려해야 하기에 매 순간 감사의 눈길을 주어야 합니다. 넉넉한 여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자주 움직이며 적정한 재고를 확보해야 하고요. 그러나 이러한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에게는 소소한 행복이 존재합니다. 저는 그가 하나의 의식을 치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감명 깊었습니다. 아침에 물건을 정리한 뒤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가지는 거죠.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 그런 시간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도 들었습니다.
슬쩍하는 건 범죄란다
장사해서 건물주 주기.
소비자에게 자비란 없다.
위는 책에 꼭지 제목을 발췌한 것인데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책에 담겨있습니다. 단순한 낙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보고 싶지 않았던 부분까지 콕콕 집어준 이 책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존재하고 있는 현실임에는 분명하지요. 그리고 먼저 경험한 사람에 이런 내밀한 이야기가 창업을 막연히 꿈꾸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뾰족한 수가 없는 이 모든 상황들, 그러므로 나는 나를 끓어오르게 하고, 우울하게 하고, 서운하게 만드는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담담히 받아들이려 한다. 그것이 무엇이건 사랑하지 못해도 미워하지는 말자는 심정으로 말이다.
자영업을 할 때 가족으로부터 용기를 얻기 어렵다면 지칠 것 같습니다. 힘들게 하는 그 말이 상황 때문에 하는 말이고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니 미워하지 말자라는 그의 심정이 무척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가까운 사람에게 더 상처를 쉽게 주고받는 모든 인간에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영업자들이 지치는 상황에서 자학하고 비관하고.. 자신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상황까지 끌고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자존감을 세우고자 노력합니다. 여유 있고 포근한 미소를 장착하고 적정한 선을 긋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좋아하는 음악도 듣고 말입니다. 이번 책을 통해 자영업의 고충을 넘어 삶을 대하는 방식까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