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명화 - 그림 속 은밀하게 감춰진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을 읽다
나카노 교코 지음, 최지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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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디에선가 한번쯤은 본것같은 유명한 명화도, 처음보는 명화도 재미있는 해석이 더해지니 미술의 문외한인 나 조차 흥미로웠다. 작가는 갖가지 욕망과 번뇌를 천재 화가들이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중점으로 기술했다. 기억에 남은 명화 몇가지를 적어보려한다.

🏷격노한 메데이아-외젠 들라크루아
두려움이 가득찬 두아이를 안고 단검을 든채 동굴로 숨어든 어머니. 당연히 적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장면으로 예상되나, 어머니는 자기 자식을 지키려는게 아니라 죽이려하고 있다고 한다. 자세히 보면 부릅뜬 두눈에 광기에 찬 분노로 핏발이 서있다. 이성도 모성도 모두 사라졌다. 사실 해설이 없었다면 몰랐을것이나 해설을 읽고 다시 그림을 보니 정말 그렇게 느껴진다는게 신기하다.

🏷아이들의놀이-피터르 브뤼헐
요즘은 보기드문 광경이라 마음이 따뜻해지고 신이났다.
말타기, 팽이치기, 가면놀이, 나무타기, 인형놀이, 공기놀이 이 그림은 구석구석까지 어린이들의 지칠줄 모르는 에너지로 채워져있다. 그림의 색감이나 역동적인 인물의 묘사가 보는이로 하여금 위로가 된다.

🏷볼가강의배끄는 인부들-일리야레핀
배끄는 인부들의 억센얼굴, 볕에 타고 때에 찌들어 검붉고 거칠어진 피부, 빠진 이, 소금처럼 짠 땀으로 범벅이 된 이들의 쏘아보는듯한 눈빛..안쓰럽기도하고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 레미제라블이나 아주옛날 우리나라 농민들의 모습도 떠오르고, 암튼 오래감상하고 있기에는 조금 불편하지만 인상깊다.

🏷아픈아이-외젠카리에르
아이는 무조건 사랑스럽고 귀여운 존재다. 적어도 그림 속 어머니는 그렇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눈을 꼭감은 어머니, 축 늘어뜨리고 한팔과 어머니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하려는 듯 자그마한 손으로 가만히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는 또 다른팔..그림이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나 움직일 수 있다니..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고 슬프고 마음아프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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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우노메 인형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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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무섭기도하고 긴장하며 읽느라 진도가 더디던 초반부에 비해 중후반 부터는 액자형식의 두가지 이야기가 모두너무 궁금한 나머지 두려움도 잊고 밤까지 다 읽어 버렸다. 저주를 품은자..그러나 마냥 미워할수도 두려워할수만도 없는 악인의 배경. 악인의 '악'이 정확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글의 흐름으로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다. 공포나 추리소설은 스포가 가장 큰 죄악이므로 스토리 안급이 조심스럽지만 공포보다는 개인적 호기심이 '소설'적 부분에 집중이되어 재밌게 읽을수 있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공포스럽고 무서운 장면은 약간 속독으로 읽기도하고 스킵하기도 했지만 스토리 자체가 흥미롭고 동양문화 특유의 정서가 배어있어 개인적으로만족스러웠다. 아직 공포소설을 극복한것은 아니지만 호러를 좋아하는 사람도, 나처럼 두려워하는 사람도 즐길수 있는 스토리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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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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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나는 법 없이 부모를 도우며 착실하게 십대를 보내는 해인마을 아이들은 그러나 누구보다 간절히 떠나고 싶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그해 마을을 떠난 단 한사람은 누구였을까? 민영?진영? 또다른 헤밍웨이? 그렇다면 백일장에 나간아이는 누굴까? 이선아와 김지우는 아이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으며 분수에서 건져올려진 여자는 누구인지.. 다락의 실체는 또 뭐고..

🏷작은책이고 동시에 짧은 책이라서 가볍게 읽고자 펼쳤다가 쉼없이 두번을 읽고 또 읽었다. 그러다가 작가노트에 '이 이야기들의 배경과 구성은 완벽하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마지막 이야기 같은건 없다.'는 문장을 읽고 완벽히 이야기를 짜맞추는 노력일랑 버렸다. 다만 부족하나마 외로운 등장인물들을 이해하고자 했다.

🏷페니미즘을 다루는 에세이와 소설을 다수 접했다 생각하는데도 여전히 나에게는 낯설다. 그러나 음지에서 몸을 숙이고 떨고있는 여성들의 아픔을 세상밖으로 끌어내 주는 이러한 작가들이 고맙다.

🏷멀지만 가까운 곳에서 사랑이라는 오만한 잣대로 가해지는 데이트 폭력, 은근하게 혹은 대놓고 강요되는 여성으로써의 고루한 관습, 자신을 지키고자 내지르는 소리를 막는 주변의 시선들. 페미니즘, 양성평등 이런것을 다 떠나서 한 인간으로써 아직까지도 피해자이기만 한 여성들이 많다는것을 느끼고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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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 초판본 비밀의 화원 - 191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박혜원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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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따뜻하고 비밀스럽고 천진난만해서 읽는내내 힐링됐다. 표지자체가 이미 보석함 같아서 읽을때마다 보물을 얻는 느낌이었다.

🏷부모에게 버려지다시피 한 심술궂고 못생긴 메리, 역시나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콜린, 이들의 구원자도 같은 디콘과 마사 그리고 벤할아버지까지 모두가 사랑스럽지 않은 인물이 없었다.

🏷큰 울타리로 보자면 메리의 성장소설이나 메리의 성장은 메리 개인의 것으로 끝나지 않고, 콜린을 치유하고 콜린의 아버지인 고모부의 마음도 열게한다. 이를두고 옮긴이는 시들어있던 주변인물의 마음에까지 생명력을 불어넣어 공간 전체를 변화시키는 치유의 선순환이라 말한다. 매우 공감한다.

🏷심술궂던 메리는 싱싱한 자연과 그 자연에 한걸음 다가가도록 마법사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디콘 덕분에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나아가 디콘의 마법에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더해 죽어가던 콜린을 살려낸다. 아이와 자연, 동심과 화원. 어찌 감동적이지 않을수 있을까?

🏷킹스맨으로 유명한 콜린퍼스가 선택한 작품. 이작품을 영화화한 예고편을 보았다. 일단 화원이 너무 예쁘고 신비로웠다. 역시나 시각적 효과가 더해지니 상상했던것 보다 더 충만했던것 같다. 일단 읽는내내 따뜻함을 상상하게하며 나를 편안히 쉬게해준 이책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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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 200주년 기념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메리 셸리 지음, 데이비드 플런커트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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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받자마자 표지의 질감, 책의무게, 일러스트 삽화의 그로테스크한 느낌에 놀랐다. 200주년 기념 한정판이라고 하더니 역시 달랐다. 이러한 외모만으로도 일단 충분한 소장가치가 있다.

🏷괴기소설임이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 어떤면에서는 괴물의 기괴한 성장소설이라고도 느껴졌다. 만들어지자마자 아버지와도 같은 창조자에게 버려져 비록 훔쳐보기였지만 '관찰'이라는 방법만을통해 괴물은 언어, 인간의감정, 사회구조, 인간관계등을익히고 경험과 실험을통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 버림받지않고 보호자를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법을 제대로 배웠다면 이러한 파국의 결말을 맞지는 않았을텐데 싶었다.

🏷내가알던 동화나 영화속 프랑켄 슈타인은 큰 체구에 긴팔다리, 초록색의 네모얼굴에 턱에는 큰 나사가 끼워져있는 괴물. 외모는 그러하지만 어딘가 어리숙한 행동과 선의로 외모에 대한 편견이 없는 아이와 노인을 돕는자 이었는데, 원작은 내 기억과는 달리 괴물이 더 끔찍하고 악하다는것이 좀 충격이었다. 일단 프랑켄 슈타인이라는 이름이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 그 괴물을 탄생시킨 창조주의 이름이었다는 것도 1차 충격이었고.

🏷지식을 자랑삼는 우상심리와 광기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생명체를 만들어 내지만, 피조물이 깨어남과 동시에 후회와 혐오로 괴물로부터 도망친다. 이러한 무책임은 창조자인 프랑켄 슈타인이 눈감는 그 순간까지 분노와 절망 두려움에 들끓게 한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가면서도 끝까지 무책임하게 괴물만을 탓하며 징징대다가 파멸을 맞이한다. 이기심, 생명윤리, 사회적책임을 다 떠나 일단 답답하고 무책임한 주인공이 너무 미웠다. 버려지고 버려지다 악의 화신으로 변해버린 괴물에게 연민이 갈만큼.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와 죽음에 관련된내용, 끔찍하리만큼 사실적인 일러스트 삽화에 당분간은 또 감정적으로 시달릴테지만 그와는 상반되게 또 재밌기도했고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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