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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게 어때서 ㅣ 황상민의 성격상담소 4
황상민 지음 / 심심 / 2017년 11월
평점 :
어느덧 성격상담소도 4권째다. 이름부터 창의력이 남다를 것 같은 아이디얼리스트. 2권 로맨티시스트의 상담사례에 아이디얼리스트를 동경하는 로맨티시스티가 등장했다. 아이디얼리스트는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진다.
나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사물의 다른 면을 보려고 한다. 나는 예술적, 미적 경험에 가치를 둔다. 나는 예술, 음악, 문학 분야에 나름 조예가 깊다. 나는 상상력이 풍부하다. 나는 대체로 행복하다.
자기세계에 빠져있는 아이디얼리스트는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자신이 간섭받기 싫어해 타인의 일에도 간섭하지 않으려 한다. 다른 사람의 고민거리는 상대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정작 본인은 다른 사람이 고민하지 않을 것으로 고민한다. 아이디얼리스트들은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간관계가 원할하려면 기본적으로 상대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관심이 없으니 공통의 취미 같은 것을 알 리가 없고 상대의 간섭도 싫으니 자신에 대해 상대방에게 알려줄리도 없다. 아이디얼리스트가 너무 좋은 상대방이 오랜 시간을 들여 관찰하며 스스로 알아내지 않는 이상. 그저 직장동료일 뿐인 사람에게 많은 시간을 쏟으며 이해해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가뜩이나 사고방식도 보통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 관심없는 사람들과 평범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지내려니 답답하고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틀에 갇히는 것도 참지 못한다. 사회에서 정한 규범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규범으로 무장한 잔소리를 아이디얼리스트에게 한다면, 무시당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 새로운 것에 쉽게 흥미를 느낀다. 푹 빠진다. 다만, 그 기간이 길지 않다. 쉽게 빠지고 빨리 질린다. 관심을 가졌던 분야에 대해 잘 알지만, 깊게 알지는 않는다.
인간관계에 서툴고,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골치 아픈 일에는 끼어들고 싶지 않아하고, 사회에서 말하는 평범 혹은 보통이란 말에 발끈하는 나. 아이디얼리스트일까. 아이디얼리스트의 성향이 높은 다른 성격일까. 전문가가 아니면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드는 걸 막기는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