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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예민해도 괜찮아 ㅣ 황상민의 성격상담소 2
황상민 지음 / 심심 / 2017년 11월
평점 :
2권은 로맨티시스트다. 성격의 이름탓인지 분홍색 표지에 하트가 날아다닌다. 애정상담이 가장 많은 유형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상담에 앞서 로맨티시스트 성격의 특징을 이렇게 말한다.
나는 때때로 수줍어하며 내성적이다. 나는 잘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긴장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의 도울 때 보람을 느낀다. 나는 이따금씩 게으르다. 자연 경관에 감탄하거나 그 속에 빠진 나 자신을 상상하곤 한다.
리얼리스트에 대한 설명을 보면 리얼리스트 같고, 로맨티시스트에 대한 설명을 보면 로맨티시스트 같기도 하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에이전트에 관한 책도 읽다보면 그때 읽는 책의 성격유형이 내 성격일 것만 같다. 사람은 한 가지 특성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 상담 내용에도 종종 등장한다. 아이디얼리스트가 높은 로맨티시스트 라던지, 에이전트가 높은 로맨티시스트라던지 하는.
로맨티시스트는 예민하다. 감수성이 뛰어나다. 예술을 사랑한다. 계획을 짜놓고도 마음이 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누군가의 칭찬과 관리가 필요하다. 필요이상으로 근심이 많다. 나는 낯을 가리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감수성이 뛰어난지는 모르겠다. 음악과 영화와 문학을 사랑한다. 계획만 열심히 짠다. 칭찬과 관리가 있으면 더 잘할 것도 같다. 근심이 많긴 하다. 나는 로맨티시스트일까. 책은 비전문가의 해석을 지양하지만, 자꾸 마음이 로맨티시스트로 가는 건 정말 내 성향이 로맨티시스트여서일까, 단순히 로맨티시스트를 동경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걸까.
로맨스를 즐겨봐서인지 이번 상담은 전권보다 재미있었다. 리얼리스트가 인생에 대한 무거운 고민이었다면, 로맨티시스트는 왜 연애가 잘 안풀리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 고민끝에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러 온 상담자의 고민을 가볍다고 말하면 안 되지만 책의 화자를 맡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의 반응이 한결 귀여워졌달까. 화자가 귀여워지니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올라가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