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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비결 꼬리물기에 있다 - 문장과 문장을 잇고 나누는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7년 9월
평점 :
유명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책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가독성이 좋을 것. 가독성이 좋지 않으면 책을 읽어나가는 것 조차 힘들어 내용까지 신경 쓸 수가 없다. 둘째, 마음을 울리는 내용일 것. 작가의 베스트셀러는 첫 번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나는 책을 읽은 후, 내용과 느낌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서평을 쓴다. 서평을 쓰는 것은 어렵다. 많은 서평을 써왔지만 쓸 때마다 어렵다. 쉬워지지 않는다. 소설책은 줄거리를 요약하고, 지식이 담겨있는 책은 인상깊거나 중요한 지식을 정리한다. 요약과 정리는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글쓰기다. 책을 읽는 사람은 글도 잘 쓴다고 하는데, 책을 많이 읽은 나는 왜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글쓰기 비결 꼬리물기에 있다"에서 찾을 수 있었다.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 비문(非文) 때문이었다.
책에는 글을 바르게 쓰는 방법이 담겨있다. 한국어는 외국어와 다르게 주어를 생략할 수 있다. 생략해도 말과 글이 된다. 주어와 서술어가 일치되지 않으면 비문이 되기 쉬운데, 주어가 생략된 문장은 더 그렇다. 책은 주어 찾기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비문을 쓰지 않는 방법, 고치는 방법을 알려준다. 문장과 문장을 잇고, 긴 문장을 나눈다. 접속사는 글의 흐름을 어지럽히니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보조사 '만', '부터', '도', '마저' 와 연결어미 '-면', '-고', '-며', '-다가' 등을 활용해 문장을 잇는다. 영어식 표현인 "~에 의해"와 일본식 표현인 "의"는 한국식 표현으로 바꾼다.
글쓰기 책 서평은 유독 힘들다. 서평 쓰는 시간이 다른 책 서평 쓰는 시간보다 배는 걸린다. 책에 나온 내용대로 맞는 문장을 쓰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다. 저자는 출간된 책에서 비문을 찾아 고치고, 고친 이유를 설명한다. 많은 예문으로 다양한 구조를 연습했지만 실전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접속사를 피하고, 중복되는 단어를 지우고, 외국식 표현을 쓰지 않으려 하는데 평소 사용하던 습관때문에 쉽지 않다. 글쓰기 비결이 눈과 손에 익을 때까지 몇 번이고 읽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