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브리타 뢰스트룬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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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년간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있는 한 남자가 있다. 만체보씨다. 그는 식료품 가게를 운영한다. 파리에 온지 30년이 지났다. 그가 아랍인이라 식료품 가게는 "아랍인 가게"라고도 불린다. 어느날 밤, 그의 가게에 한 여자가 찾아온다. 그녀는 맞은편 건물에 사는 남자를 감시해달라며, 그 일을 할 사람은 만체보씨 밖에 없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었다는 기쁨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불안감과 설레임을 가지고 만체보는 일을 수락한다. 일의 보수도 그의 결정에 한 몫 했다. 만체보는 평범한 식료품 가게 사장이 아닌, 아무도 모르는 특별한 스파이가 되어보기로 결심한다. 


카페에서 일을 하던 여기자가 있다. 그녀는 호기심에 다른 사람인척 했고, 그것 때문에 일까지 맡게 된다. 그녀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남자는 대기업이 입주한 높은 빌딩 꼭대기층의 사무실로 그녀를 안내하고 해야할 일과 주의사항을 말해준다. 노트북으로 오는 메일을 고용인인 벨리비에의 계정으로 전달하기. 빌딩 안의 아무하고도 친하게 지내지 말 것. 시간에 맞게 퇴근할 것. 신분을 도용한 것 때문에 안절부절하는 그녀에게 안내데스크 직원은 매일 퇴근할 때 꽃까지 전해준다. 부담스럽기만한 꽃을 처리하기 위해 지하철에서 처음 본 남자에게 건내주기도, 쓸쓸해보이는 무덤에 놓고 오기도 한다. 여느 때와 같이 자신이 정한 무덤에 꽃을 놓는데 갑자기 중년의 남성에게 뺨을 맞는다. 무덤 주인의 아들인 그는 추모할 자격없는 엄마에게 꽃을 놓고 갔다는 이유로 뺨을 때렸다고. 때린 후, 건강이 악화된 그의 보호자 격으로 응급실에 동행하게 된 여자는 퇴원 후 그의 집에 들려 그의 엄마 이야기를 듣게 된다. 


흥신소에나 할 법한 의뢰를 받은 식료품 가게의 주인, 정체가 밝혀질까 두려워하면서도 고용주의 조사를 하려는 여기자. 평범하던 소시민이 일상과 다른 일을 갑자기 겪게 되면서 벌어지는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매일 같은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전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한다? 그저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같지만, 어느 날 나에게 혹은 길을 지나가는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생각 하나가 이 책을 더 몰입해 볼 수 있게 해줬고, 같은 상황에 처한 나를 상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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