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브이와 시바견 2
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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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봤을 때는 일본 토종견이라는 시바견이 등장하는 줄 알고 두근거렸다. 그 녀석의 귀여운 생김새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얼마나 똘망똘망하면 제목까지 차지했는지 궁금해하면서. 하지만 시바견은 내가 알고 있던 시바견. 그러니까 개가 아닌 남자 주인공의 성격을 빗대어 발음을 조금 순화한 별명이었다. 전혀 귀엽지 않은 시바견의 본명은 박연. 아이출신 배우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자중하고 있는 차에 인도 다큐를 찍다 한 여인과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고,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된다. 


태권브이는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였고, 이름이 브이여서 붙여진 여주인공의 별명이다. 부상으로 선수를 은퇴한 후, 조연출인 친구의 소개로 VJ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인도에 동행해 박연의 밀착취재를 담당하게 된다. 작위적인 설정이 아닌, 사람냄새 나는 브이의 촬영영상은 박연에게 모질었던 대중의 마음을 조금씩 녹이고, 이 기세를 몰아 박연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싶은 박연의 소속사 강대표는 브이와 박연에게 계약연애를 하자는 제안을 내놓는다. 


어쩌다 8개월의 계약연애로 묶인 두 사람은 계약과는 상관없이 가까워지고, 겉모습을 보며 환호하는 대중이 아닌 박연이라는 사람 자체를 봐주는 브이가 점점 마음에 들어온다. 브이도 같은 마음이면 참 좋을텐데, 운동만 하던 브이는 박연의 마음도 몰라주고 남자는 더 몰라 박연을 당황하게 한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없는 박연은 진심을 묻는 브이앞에서 표현할 줄 모르는 바보 같기만 하다. 겉만 연애 고수 박연이 모태솔로 브이를 만나 설레고, 즐겁고, 아프고, 오해하고, 오해를 풀고, 결국에는 눈치보지 않고 사랑을 완성해나가는 과정들이 적지도 넘치지도 않게 2권의 책에 담겨있다. 


그동안 읽었던 로맨스 소설 중에 가장 길었다. 판타지 로맨스는 장르적 특성으로 분량이 많지만, 현대 로맨스 소설은 평균 400장 정도였다, 천 장 정도되는 책은 처음이라 두께와 권 수에 놀랐다. 한 권이면 될 것 같은데 두 권이면 지루할 것 같아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읽고 나니 뒷 부분을 좀 더 보고 싶은 마음에 괜스레 마지막 장을 들었다놨다 하게 했다. 짧은 로맨스 코미디를 본 것 같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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