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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드라마 영상만화 1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의 가족
마음의소리 문전사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1월
평점 :
처음 [마음의 소리] 웹툰을 봤을 때가 기억난다. 평소 선호하는 그림취향이 확실했던 나는 이제껏 보지 못한 그림체에 무척 놀랐다. 아무리 내용이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해도 그 그림체는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마음의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몇 년 지나고, 나는 한 번 더 놀랐다. 차마 받아들일 수 없었던 만화의 생각지도 못한 긴 생명력에. 어떻길래 아직까지 연재되고 있는 걸까 호기심이 생겼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내 피해왔던 웹툰을 보기 시작했다. 웃겼다. 내용과 그림체가 딱 어울렸다. 순정만화 그림체였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거다. 마음의 벽은 허물어졌고, 그 후 마음의 소리는 즐겨보는 웹툰이 되었다.
웹드라마 소식은 알고 있었다. 재미있게 보는 웹툰이니 드라마도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이 난해한 웹툰을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지 걱정이 앞섰다. 그림체와 어울리는 배우를 찾을 수 있을까. 조석을 어찌해야 하나. 얼굴이 9각형은 되는 것 같은데. 애봉이 같은 얼굴을 가진 여배우가 있을라나 등등. 발표된 캐스팅을 봤을 때 너무 훌륭한(멀쩡한) 배우에 기대를 접었다. 망했다 싶었다. 그런데 이게 왠 걸. 막상 드라마를 보니 이제 웹툰을 봐도 드라마 배역의 얼굴이 보일만큼 완벽했다. 연신 웃어대며 드라마를 봤다. 내가 본 마음의 소리 1은 작가 조석이 그린 웹툰이 아닌, 드라마를 만화화한 책이다.
처음에는 드라마를 보지 않은 채 영상만화를 봤다. 대강 알고 있던 등장인물 소개부터 열심히 봤다. 웹툰작가 지망생 조석(시작은 그랬다)을 비롯해, 나중에 그의 여자친구가 될 애봉이, 형 조준, 엄마 권정권 여사, 아빠 조철왕.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 그 자체로 보이지만, 실상은 범인을 뛰어넘은지 오래되었다는거. 신선하다 못해 엽기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그 가족의 성격은 웹툰으로 파악했는줄 알았는데, 영상화된 인물들은 상상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웃음을 줬다. 책을 다 본 후, 드라마를 봤다. 드라마 영상만화책을 보고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드라마를 보고 한 번 더 책을 봤다. 목소리가 들리는 생생함이 추가되었다. 나레이션, 의성어와 의태어가 적절히 사용되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순간들을 빠짐없이 담아낸 드라마 영상만화 마음의 소리. 재미있다 생각한 책도 3번 이상이 보지 않는 내가 벌써 4번째 이 책을 봤다. 이미 드라마로, 책으로 봐서 내용을 다 아는데도 볼 때마다 웃기다. 5번째도 그렇겠지. 아마 앞으로 우울할 때마다 책장에서 가장 먼저 꺼내 볼 책이 될 것 같다. 웃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