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산 형사 베니 시리즈 1
디온 메이어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이야기는 3방향에서 시작된다. 첫 번째는 목사를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여자 크리스틴이다. 군인 아버지를 둔 그녀는 어릴 적 행복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변하기 전까지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딸에게 민감한 반응을 보인 아버지의 친구들과의 만남도 외출도 금지하며 조금이라도 그의 뜻과 어긋날 때면 악귀가 들었다며 그녀를 호되게 혼냈다. 그럴수록 그녀는 엇나갔고, 외지로 대학을 가며 아버지에게서 해방되었다. 자유를 만끽하는 것도 잠시 남자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다. 남자는 크리스틴의 임신 사실을 듣고 자살했고, 그녀는 멀리 떨어진 곳에 가 딸 소니아를 낳는다. 딸과 함께 살 돈이 필요했던 그녀는 여러 일을 전전하다 몸을 팔기 시작했다. 신문에 광고를 하고 같은 일을 하는 여자에게서 조언도 들었다. 점점 돈이 모였고, 조금만 더 하고 그만두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씀씀이가 헤퍼 마음에 들었던 카를로스가 다른 고객을 질투해 폭행하고 딸을 방해꾼 같은 눈으로 보기 시작하자 그녀는 카를로스가 끔찍해진다. 


두 번째는 우연히 들른 주유소에서 황망하게 아들을 잃은 남자 토벨라다. 사랑하는 여자의 아들로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여자 사후 정식 입양 절차를 밟고 한 집에서 가족과 다름없이 산, 그에게는 소중한 아이였다. 범인이 잡혔다는 기쁨도 잠깐, 상대측 변호사는 토벨라의 전직을 문제 삼으며 증언의 신빙성을 잃게 했고, 설상가상으로 범인은 탈옥하고 만다. 경찰과 법을 믿을 수 없는 토벨라는 스스로 범인을 찾기로 결심하며 여기저기 그들의 주변을 탐색하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법이 처리하지 못한 아동범죄자가 설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살해한다. 사법으로 심판하지 못한 범죄자들을 대신 벌준다는 사명감에 눈을 뜬 그는 신문에 실린 아동범죄자들을 처리하러 다니기 시작한다. 


세 번째는 알콜중독자 형사 베니다. 촉망받던 젊은 시절도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먹게 된 술 때문에 가정은 파탄나고 자신도 망가져간다. 아내 안나는 최후통첩으로 베니를 내쫓으며 6개월이라는 기간을 준다. 이에 그와 함께 형사생활을 하며 지금은 총경인 주버트는 그를 옛날의 총명한 형사로 되돌리고 싶어 한다. 그와 비슷한 밑바닥의 상황에서 알콜중독을 극복해낸 베니의 주치의는 알콜의 충동이 일 때마다 그를 지탱해준다.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베니에게 범인을 검거할 기회가 생기고, 그 일을 계기로 아동범죄자를 살해하고 다니는 연속살인범의 사건 총 책임을 맡게 된다. 


아프리칸 스릴러라고 띄지에 적혀있어 선뜻 손이 가지 않았었다. 스릴러, 미스터리 등의 장르를 많이 봐 왔지만 이제껏 접해보지 못했던 나라다. 생각해보면 세상 어느곳이던 범죄는 일어난다. 다를 것도 없겠다 싶어 어렵게 첫 장을 읽기 시작했다. 왜 진작 보지 않았을까 걱정과는 다르게 술술 읽혔다. 3명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치 3세대를 다루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했다. 등장인물들이 겹칠 듯 겹치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크리스틴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장황하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늘어놓고 있는 것일까. 토벨라의 행동은 정당할까. 신문과 뉴스의 착오로 누명을 쓴 사람에게 칼날이 휘둘러진다면 그의 정의는 어떻게 변할까. 베니는 술의 충동을 이겨내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안나와 재결합 할 수 있을까 등 여러 질문을 가지고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풀기 위해 주의깊게 봤다. 각각의 이야기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윽고 서로의 범위를 침범하기 시작한다. 이어지지 않을 것 같던 그들의 연관관계가 드러나고 하나의 사건으로 얽히며 더 흥미진진해진다. 


악마의 산은 형사 베니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한다. 떨어져있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 베니는 정말 술을 끊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동성폭행범을 주로 다뤘던 이번 권에 이은 사건일지 아니면 전혀 성질이 다른 사건일지, 베니는 사건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결해나갈지 다음 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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