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면역학 교과서 - 내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면역 의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스즈키 류지 지음, 장은정 옮김, 김홍배 감수 / 보누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면역력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부터 알려주며 시작한다. 이제는 글씨만 봐도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 속 얼굴이 떠오르는, 익숙한 세포들의 소개를 지나 그 세포들이 몸속에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어떻게 내 몸을 지켜내는지. 그 놀랍도록 체계적이고 힘든 여정을 글과 그림으로 설명한다. 지나가는 듯한 첫 소개가 아쉽지는 않다. 곧 세포별로 자세한 논문을 보는 듯한 설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나보다도 치열하게 매일 싸우고 있지만,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매일 자기가 할 일을 충실히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충분한 영양, 질 좋은 수면, 운동 등으로 면역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세포가 죽어라 일을 해도 보람을 느낄 수 없다. 면역은 자기와 자기가 아닌 비자기를 구분한다. 그래서 비자기 공격을 기본으로 한다. 이 당연한 반응이 면역력이 저하된, 몸이 나쁜 상태에서는 자기를 적으로 인식하고 멀쩡한 정상세포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잦은 음주와 흡연, 부족한 수면과 운동, 스트레스, 고칼로리의 음식들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에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몸이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들이다. 대표적인 질환은 류머티즘 관절염, 중증 근무력증 등이 있다. 외부 항원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신체에 손상을 입히는 알레르기가 생기기도 한다. 음식, 꽃가루, 금속 물질, 기관지 천식, 아토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손상된 장기 치료 방법 중 최후 어쩌면 최고의 방법일 장기이식의 성공 여부도 면역에 달려있다.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해 나를 무척 놀라게 한 애니메이션이 있다. '일하는 세포'다. 이게 뭔가 싶어 흥미를 가진 채 보기 시작했지만, 그 유익함과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적혈구와 백혈구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전에 배운 지식들이 아직 남아있나 궁금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내가 기억하지 못한 건지, 내가 배울 때보다 의학이 발전돼 더 세분화된 건지. 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로 나눠지는 백혈구. 도움 T세포, 킬러 T 세포, B세포, 마크로퍼지, 비만세포,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가 잘 일어난다는 등.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외에는 기억조차 없었다. 흥미로 시작한 만화가 의사들도 인정한 훌륭한 의학 지식을 잘 그려내 놀라웠고 무지한 나에게 실망했다. 하지만 면역력에 대해 단편적으로나마 알게 되었고, 이런 나를 위해 애쓰는 세포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몸을 더 아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되었다. 어려워 보이는 이 책을 망설임 없이 선택한 이유도 기특한 세포의 활약상을 자세하게 알고 싶어서였다.



알고 싶었던 세포의 활약상은 물론 면역에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내 몸 안에서 이제껏 일어났고 죽을 때까지 일어날 일이다. 이 중요한 일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갈 뻔했다. 다 아는 듯 말했던 면역은 그저 빙산의 일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수시로 보면서 몸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