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1 - 시간을 넘어온 손님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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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책이 드라마를 뛰어넘었다. 더 이상 드라마의 뒷부분이 궁금해서 보는 책이 아닌, 순수하게 책 뒷부분이 궁금해 읽는 책이 되어버렸다. 지난 권에서 드라마와 비교하기를 억지로 포기했기에 솔직히 중1을 보기 전, 혹시 아직도 드라마의 그림자 때문에 책에 집중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었다. 곧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책 경여년을 즐기기 시작했다.



판시엔은 황궁으로 옮겨져와 몇 명의 태의에게 치료를 받지만, 쉽게 회복하지 못한다. 판시엔이 의식을 잃기 전 부탁한 약을 가지고 온 뤄뤄는 태의들이 안에 들여보내주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다 징왕의 손에 이끌려 겨우 판시엔에게 약을 먹일 수 있게 된다. 판시엔이 직접 제조한 약을 먹고 정신을 차리니, 치료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한다. 징왕이 진기를 사용해 침을 놓고, 감사원 3처가 독을 해독하고, 뤄뤄가 다부지게 도구로 판시엔이 말하는대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낸다.



진기가 없는 것 빼놓고는 몸이 회복된 판시엔에게 황제의 명이 떨어진다. 장공주가 몰래 빼돌린 돈이 적지 않아 재정상태가 엉망인 내고를 정리하고, 그를 위해서 강남으로 가야 할 것이며, 억지로 맡게 된 3황자의 스승노릇을 위해 강남행에 3황자를 데려갈 것. 강남에서 돌아온 후, 재상이 없는 경국에서 재상의 일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의 관직을 약속한다.



판시엔은 하이탕에게 판스져와 그녀가 사용하는 무공인 천일도의 수련법 전수를 부탁한다. 하이탕의 사부. 북제의 대종사 쿠허는 유쥬가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것, 그 후에 북제에서 벌어진 일 등으로 판시엔이 예칭메이의 아들임을 눈치챈다. 그 사실을 소문내기 원한다는 것도. 그러면서 천일도의 원래 주인은 예칭메이였으니 주는 것이 맞다며 하이탕에게 직접 전해주라고 한다.



어쩌다 한 일이긴 했지만, 자신이 오빠를 살렸다는 기쁨에 뤄뤄는 의술을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판시엔은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 징두에서는 감사원과 내고의 주인이었던 예칭메이의 아들이 판시엔임이 알려지며 황제와 판시엔의 관계까지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판시엔은 황제에게 개인적으로 불려가 "내가 니 애비다."를 듣는다. 조정대신들은 황제의 해명을 원했지만, 황제는 판시엔을 강남으로 보내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짓는다. 



판시엔은 북제의 일보다 더 어렵고 위험한 일을 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행적을 숨기려고 자신은 최소한의 필요한 인원들만 꾸려 강남으로 향하고, 뤄뤄와 부인 완알은 대외적으로 딴저우를 경유하여 강남으로 가는 3개월의 여정을 마치 판시엔이 그들과 함께인 것처럼 위장한다. 빠르게 강남에 도착한 판시엔은 밍씨집안을 몰락시킬 준비를 하고 밍씨집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판시엔이 설계해 둔 늪으로 빠진다. 



판시엔은 믿을 수 있는 새로운 아군들을 만들고, 어느 정도 일을 해결하고 할머니가 있는 딴저우로 간다. 할머니와의 반갑고도 짧은 만남 후, 징두로 돌아가던 판시엔은 잘 훈련된 경국 군대의 습격을 받아 많은 감사원 관원들을 잃는다. 그는 징두로 가던 길을 멈추고 구조신호를 하늘로 쏘아올린 후, 누가 나타날지 기다리며 중1권은 끝난다. 



세 권의 경여년을 읽으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전반적으로 그리는 내용이 권력을 향한 암투라 어둡고 우울해야 하는데 막상 보면 분위기가 생각했던 것만큼 가라앉지 않는다는 거다. 이번에도 그랬다. 우쥬의 부상으로 '그림자 대인'이 판시엔의 곁을 지키게 되어 둘이 같이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말 없는 그림자 대인을 상대하는 판시엔의 답답함이 지면을 뚫고 나오는 듯 해 진지한 중에 웃겼다. 판시엔의 감시 겸 천일도 전수를 위해 경국에 온 하이탕의 등장은 장면 내내 밝고 왠지 모를 따스함이 느껴졌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다보니 일의 진행속도가 빨라 가장 몰입도가 높았고, 앞 권과 마찬가지로 다음권이 기다려지는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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