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0일 완성 생존 중국어 - 현지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최고의 실전 중국어!
이원준 지음 / 라온북 / 2020년 9월
평점 :
하루에 10개의 단어를 암기한다. 60일 후에는 600개의 단어를 알게 된다. 달달 영어 단어 외우던 학창 시절에 비하면 단어 10개는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단어들 대부분은 잊어버렸다. 내가 그런다. 싫어하는 공부를 억지로 하면 잘 기억도 못 하고 조금 기억한 것도 끝나면 연기처럼 사라졌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 좋아하는 단어 이외에는 영어로 된 문장을 읽는 것도 어려워졌다. 그 오랜 시간 공부했어도 아직 영어는 낯설고 어렵다. 중국어는 조금 다르다. 시험 보는 것도 아니고 꼭 해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취미생활이 조금 더 윤택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자발적으로 첫 발을 떼어본 것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자를 몰라도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매일의 분량을 정해놓은 것도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었다. 날이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갈 거라는 생각은 틀렸다. 차례대로 올라가지 않고 아무 날이나 펼쳐도 비슷비슷했다. 목적별로 나눠져 있기는 했지만 책 완주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매일의 성취감과 내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생존 중국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책답게 단어 역시 실제 생활에서 요긴하게 사용되는 것들로만 담았다. 단어의 뜻을 보면 빈도 수를 짐작할 수 있고, 2년 넘게 하루에 적어도 한 시간씩, 어떤 때는 하루 종일 중국 드라마를 시청해 왔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한자를 몰라도 단어를 쉽게 기억하는 방법으로 연상법을 사용한다. 발음과 뜻을 한 문장에 나름 절묘하게 넣었다. 한자만 달랑 있는 단어나 문장은 아직 무리지만, 뜻을 알려주거나 발음을 알려준다면 해당 단어를 떠올릴 수는 있을 것 같다. 전부라고 보면 무리고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는 듯하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중국어처럼 성조와 발음이 중요한 언어에서 단어와 예문을 현지인 발음으로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발음 시 주의할 부분을 적어놓은 단어들도 있었지만, 역시나 직접 들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최대한 중국어 발음과 유사한 한국어 발음 표기만으로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