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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절한 타로 리딩 북 - 78장의 타로카드로 점치는 ㅣ 가장 친절한 타로 시리즈
LUA 지음, 구수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평점 :
멋있고, 예뻐 보여 무작정 샀던 첫 타로카드는 아주 간간이 보는 햇빛을 제외하고는 내내 상자에 갇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의욕만 앞섰지 타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덱 안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해설집은 그저 영단어의 나열이었으며 나름 친절하다고 준 한글 해석본은 언어만 바뀌었을 뿐 단어의 나열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끔 타로 생각이 나 꺼내서 그림을 보는 게 다였다. 78장이나 되는 카드, 한 카드에 여러 개의 뜻, 정방향과 역방향을 다 합치면 얼마나 많은 경우의 수가 있는지 짐작도 하기 싫었고, 들여다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가장 친절한'이라는 수식어 값을 하는 책이다. 카드마다 뜻은 당연하고, 카드 안에 그려져있는 물건, 등장하는 동물, 배경색, 무늬. 배경 식물 등 그것들이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알려준다. 등장인물의 몸 방향, 시선, 표정, 자세 등으로 카드의 분위기와 뜻을 유추하도록 도움을 준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질문에 대한 모든 카드의 답을 보기 편하게 표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때론 숫자로, 유사성으로, 궁합으로, 하나의 이야기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카드 이해에만 정성을 들인 것이 아니다. 리딩 쪽도 무척 친절하다. 스프레드 종류, 카드 위치에 대한 해석과 함께 여러 질문 예시, 실제 상담 기록 등으로 카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같은 카드라도 질문에 따라 어떤 식으로 답이 달라지는지 파악할 수 있어 무척 도움이 된다.
타로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이해하고 생각하게 된 것은 암기로 답답했던 나에겐 큰 즐거움이다. 겉돌았던 카드가 조금씩 손과 눈에 익는 느낌이 참 좋다. 이해를 중점으로 둔 설명도, 자신만의 이미지와 생각으로 타로노트를 만들라는 것도,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도 초보에게는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 이유들로 타로를 시작했다 포기하게 되니까.
모든 것이 좋았던 이 책에 굳이 개인적인 아쉬움을 꼽자면 내 타로가 조금 특별한 'MOON GARDEN"이라는 거다. 책이 기준을 잡아 설명하고 있는 웨이트 타로에 등장하지 않는 유니콘, 드래곤, 식물들이 등장하고 배경색은 대체로 짙은 남색이라 애써 작가가 설명해준 의미들이 무용지물이었다. 물론, 수많은 타로가 있고 그 뜻은 같다고 말하긴 했지만 책 내용 중 하필 그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고 재미있었던지라 내 타로에 적용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