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암기법 -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정계원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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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좋아하는 과목은 공부하지 않아도 성적이 좋았고, 싫어하는 과목은 공부조차 어려웠지만 해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전에는 기억하고 싶지 않아 지나치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요즘은 다르다. 몇 번이나 해 본 요리법인데, 할 때마다 찾아보고 찾아놓고도 몇 번이나 확인하며 다음 과정을 진행한다. 신중을 기하는 거였으면 좋았으련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기억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복되는 상황에 뇌기능 저하까지 의심했었다. 그러니 외우기도 쉬운데 오래 기억한다는 '기적의 암기법'에 혹 할 수 밖에.


거창하게 들리는 '기적의 암기법'은 의외로 대단한 방법이 아니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언제든 떠올릴 수 있는 상상 속 공간과 장면의 연결이다. 우선, 단어나 숫자 등 외울 것을 장면화 시킨다. 장면에 감정과 감각을 넣어 인상적으로 만든다. 장면을 불러오면 기억해야 할 것이 저절로 기억난다. 장면 혹은 유사점을 만드는 것은 작가가 제시한 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하되. 처음에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연습으로 익숙해지면 빨라진다. 빨리빨리=8282 로 연상시키는 것도 암기법의 한 종류다. 책의 예 중에서 무작위 숫자를 기억하는 법이 있다. 122510040301 어려워 보이는 숫자지만 연상법으로 빠르고 잊지 않게 기억할 수 있다. 1225는 크리스마스, 1004는 천사, 0301은 삼일절. 크리스마스 천사 삼일절을 떠올리면 12개의 숫자가 순식간에 암기된다. 이렇게 숫자나 어려운 용어 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비슷한 발음의 단어를 연상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면 단어와 숫자 뿐 아니라 그 외의 것들도 문제없다.


공간은 순서대로 암기할 필요가 있는 것에 유효하게 작용한다. 연결로 공간의 양과 암기 가능한 양이 정비례해진다. 처음은 알기 쉽게 신체로 설명을 한다. 신체로 연상한 단어들을 순서대로 불러오는 것이다. 단어의 양이 신체보다 많을 때 공간이 등장한다. 내 집 구조, 내집 살림 등 변하지 않고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공간과 단어를 연결한다. 순서가 필요하면 미리 정해놓은 동선대로 공간 안을 이동하면 된다. 암기법을 알려준 후는 실전이다. 영어 단어 외우는 방법, 맞춤법, 시, 과학, 역사, 공인중개사 시험까지 예를 들어 암기법 활용을 설명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것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장면, 연상, 공간이 필수적인 암기법에 그렇지 못한 텍스트는 버리고 장면을 택함으로써 이해도를 높였다. 서술식으로 모든 것을 적었다면 글을 장면화 시키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했을테고, 작가의 의도와 다른 장면때문에 햇갈렸을 수도 있으니 암기법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암기법 전달에 충실한, 암기법을 위한 책으로 여러모로 실생활에 굉장히 유용할 책을 봐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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