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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화이트 - Novel Engine POP
기바야시 신 지음, 엔타 시호 그림, 김봄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아침 운동을 하러 나온 공원에서 마사키는 나체에 백의만 걸친 채 쓰러지는 앳된 여자를 발견한다. 경찰에 신고하려다 성적인 범죄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병원에 근무하는 친구 마리아를 불러 여자를 이송시킨다. 깨어난 여자는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듯 신상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해박한 의학지식을 늘어놓으며 마사키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감염되어 있다며 치료법까지 알려준다. 이미 증상을 알고 치료계획이 있었던 마사키는 병을 트림냄새만으로 안 여자에게 기자로서 호기심을 갖는다. 여자는 끈질기게 신원을 물어보는 질문에 바쿠야라는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아픈 곳도 없는 바쿠야를 계속 병원에 놔둘수 없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어 마사키는 일단 바쿠야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기로 한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마사키는 여동생 하루나의 몸에 이상이 생겨 바쿠야와 함께 다시 병원으로 돌아간다. 의사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바쿠야는 하루나의 병이 마사키와 같다고 한다. 마리아의 부친이자 병원 원장은 그런 바쿠야를 눈여겨 보며 유능한 의사들을 모아 만들 '진단 협력팀'에 들어와 줄 것을 권한다. 선뜻 수락한 바쿠야는 마사키의 집에서 지내며 진담팀의 일원으로 병원에 출근하게 된다. 한편, 마사키는 발견 당시 바쿠야가 입고 있었던 백의에서 추적장치를 발견하고 기기의 소유주를 알아보기 위해 경찰친구에게 조사를 부탁한다.
의학과 미스터리의 조합은 새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미스터리에서 사건은 곧 누군가의 죽음이고, 의학은 죽음을 분석해 범인을 잡는 하나의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의학 미스터리에서 사건은 죽음이 아닌 치료와 회복이다. 그래서 신선했다. 미스터리는 즐기면서 무의미한 희생이 없어서 좋기도 했다. 바쿠야는 등장부터 호기심을 갖게 했다. 알몸에 백의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냄새만으로 병을 진단한다는 점이 놀랍다. 서둘러 진단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정황을 분석하고 진단할 만한 자료를 충분히 갖춘 후 진단한다. 그녀의 진단은 100% 정확하다. 수술 방법, 처방해야 하는 약물, 드문 사례까지도 알고 있다. 얼마나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전에 봤던 드라마 '굿 닥터'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드라마의 장르가 의학이라면, 닥터 화이트의 장르는 의학만은 아니다. 바쿠야를 둘러싸고 있는 미스터리가 하나씩 던져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감금당해 있었다는 것, 또 다른 누군가가 그녀를 구출했다는 것. 구출자의 신원은 책에 노출되어 있지만, 바쿠야를 그렇게 만든 진짜 배후는 아직 알 수 없다. 단서조차 찾을 수 없다. 흥미로웠다. 닥터 화이트는 끝남과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