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중국어 사춘기 100시간 - 누구나 말할 수 있게 되는 100시간 실전 회화 프로젝트
시원스쿨중국어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세상의 모든 중국어 책이 그러하듯 이 책 역시 4개의 성조와 성모, 운모부터 시작한다. 그 밖에 꼭 필요한 숫자, 월, 날짜, 요일, 시간 단어와 정말 간단해 문법이라 말하기도 민망한 것들. 의문문이나 제안문은 끝에 어떤 단어만 붙이면 된다던가 하는 암기도 필요 없이 한두 번만 보면 저절로 외워지는 단순한 표현들을 알려준 후,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 내용이 무척 단순하다. 한 마디의 한국어와 두 마디 혹은 세 마디의 중국어 표현이 전부다.
하나의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을 적게는 4가지, 많게는 8가지 한국어로 알려주고, 한국어에 해당하는 중국어 표현을 두, 세 가지 알려준다. 둘 다 외워두되, 같은 표현이니 더 입에 붙는 표현을 골라 사용하면 된다. 책을 보기 앞서 준비할 것이 있다. 시원스쿨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은 MP3 파일과 PDF 파일이다. PDF 파일은 책의 내용과 같지만 한국어로 중국어 발음과 성조가 적혀있는 책과는 달리 한어 병음으로 적혀있다. 언어를 공부할 때, 되도록이면 한국어로 쓰여있는 발음보다는 본토 사람의 발음을 듣고 똑같이 따라 하는 방법을 선호하기에 책 보다 한어병음 파일이 나에게는 유용했다. 다만, 책 안에서가 아닌 PDF 파일로 병음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은 조금 불편했다.
책의 목표는 주어진 중국어 문장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한국어를 봤을 때 바로 중국어가 나오게 하는 것이다. 나온 모든 문장을 외운다면 실전에서 대화가 가능하다고. 처음에는 MP3 파일의 1번이 회화 녹음이라 순서대로 공부했는데, 하다보니 모르는 단어에서 발음이나 뜻이 막혔다. 그래서 순서를 바꿔, 단어 파일을 먼저 듣고 암기한 후, 회화를 들었다. 이해가 잘 되고 회화 문장 암기도 쉬워졌다. 이게 회화로 쓰임이 정말 있을지 의심을 하며 한 문장, 한 문장 외우고 또 외웠다.
아는 중국사람이 없으니 외웠다해도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독학의 최대 장애물은 실력이 늘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느낌이 없다면 공부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하다. 확신이 없고 의심도 들지 시작할 때 공부의 효과는 뜻밖의 곳에서 나타났다. 자막 없는 중국 드라마를 보고 싶은 마음이 중국어 공부의 계기가 되었는데, 전에 봤을 때에는 들리지 않았던 대사가 가뭄에 콩 나듯 들리는거다. 정말 어쩌다 가끔이었지만 그때의 신기함과 기쁨은 책을 믿고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100시간보다 덜 걸릴지 더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간이 앞으로의 내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