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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노래
미야시타 나츠 지음, 최미혜 옮김 / 이덴슬리벨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여섯 아이들의 방황과 고민을 전작 '기쁨의 노래'를 통해 읽은 지 한 달 전이다. 한 달 후 읽은 '끝나지 않은 노래'는 이 아이들의 2년 후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만 같았던 이들의 쌉싸름하고 씁쓸한 청춘을.
지나치게 엄격한 레이는 20여 명 밖에 되지 않는 성악부에서 기껏 일곱 번째'라며 자신에게 실망을 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레이가 데려가 함께 봤던 뮤지컬에 마음을 뺏긴 치나츠는 꿈을 뮤지컬 배우로 정했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와 극단 일을 병행한다. 사키는 트레이너 관련 학과를 진학했지만, 좀처럼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 어린이집에 실습을 나간 히카리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는 엄마들을 평등하게 바라볼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이 난감하다. 요시코는 실연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일이 없어 반창회 참석을 계속 망설인다. 아야는 다른 지역에 취직이 결정되었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다.
2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누군가는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누군가는 꿈을 꾸다 좌절하고, 누군가는 방황하고, 누군가는 꿈은 이룬 듯 보이지만 이상과는 다른 현실에서 실망해 다른 꿈을 꾸기도 한다. 꿈은 지니고만 있을 수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도, 꾸는 것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일이며 늦고 빠름이 없는 일이다. 대신 정해줄 수도 정해줘서도 안되는 일이기에 고독하고, 어렵고, 힘들다.
반 아이들은 처음 레이의 노래를 들었을 때, 놀랐다. 모두 레이를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반 전부를 합쳐도 레이 한 명을 당해내지 못한다고도 생각했다.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 외에 치나츠의 꿈은 레이의 노래를 많은 사람이 듣고, 자신이 느꼈던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것과 레이와 함께 노래하는 것이다. 잊지 못할 감동을 주고 꿈을 꾸게 하는 대단한 사람이 스스로를 최고가 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헌데 어쩌면 모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꽤나 잘 하고 있고, 잘 하는 사람인데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놓고 그 선을 넘지 못한다며 스스로를 못난 사람, 그거밖에 안 되는 사람,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 그 생각 자체가 쓸모없는 것임을 왜 지나고서야 알게 되는건지. 책 뒷표지에 딱 한 줄로 한 권의 내용을 설명하는 문구가 적혀있다. "누군가를, 뭔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이 좋은 대로 지금을 살아가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