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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로직아트 : 중급 (스프링) ㅣ 로직아트
컨셉티즈 퍼즐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18년 11월
평점 :
최근에 푹 빠진 게임이 있다. 로직게임이다. 가로줄 오른쪽과 세로줄 최상단에 숫자가 적혀있다. 숫자만큼 가로줄과 세로줄 칸을 칠하면, 그림이 등장한다. 정사각형으로 된 칸을 채우는 것이라 완성된 그림은 조금 투박하다. 칸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그림은 정교해진다. 그만큼 어려워지기도 하지만. 로직게임은 컴퓨터로 처음 접했다. 하나의 그림이 여러 가지의 색으로 나누어져 있고, 색상별로 주어진 로직을 끝내면 완성된 그림을 볼 수 있다.

게임을 시작할 때는 힌트를 사용했다. 힌트 없이는 그림 완성이 어려웠다. 게임하는 시간이 늘자 조금씩 요령이 생기고, 전보다 조금 힌트를 쓰고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완성된 그림이 늘어나자 힌트 없이도 끝낼 수 있었고, 그런 자신감이 쌓여 책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굉장한 자신감이었다. 술술 풀어 몇 분에 하나씩 그림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은 달랐다. 끝난 줄을 자동으로 잠가주지도 않았고, 나열되어 있는 같은 숫자 중 어느 부분을 완성시킨 건지 나오지도 않았다. 실수로 잘못 칠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한 번 삐끗하면 그림 전체가 틀어져 몇 번이고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나 컴퓨터로 로직게임 해봤는데 꽤 잘하니까 중급 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중급을 선택한다면, 말리고 싶다. 물론, 내가 잘 못하는 것일 뿐, 다른 사람은 잘 할 수도 있다. 다만, 컴퓨터 게임과 실제 책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한 후에 하라는 거다. 특히, 블랙은 생각보다 더 어렵다.

주어진 게임을 할 때, 가장 큰 숫자를 기준으로 칠해놓고 시작하게 된다. 칸 전체 수가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대강 큰 수라면 앞과 뒤에서 숫자가 겹쳐지는 곳을 칠해놓는다. 문제는 큰 숫자가 총 20칸 중 10이 안 될 때이다.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다. 잡아놓을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로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다. 예제로 나온 문제 빼고는 시원스레 풀어낸 문제가 없다. 칠했다 지웠다의 반복이었다. 별 개수가 올라가면, 난이도도 올라간다. 작은 숫자와 빽빽한 칸이 반겨준다.
초급을 건너뛰고 중급을 도전한 것이 무모하다고 생각했고 후회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필과 지우개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두뇌계발에 도움이 되는 추리놀이라는 것은 부정 할 수 없다. 뭐든 초급부터 도전하자는 교훈아닌 교훈을 새삼스레 떠올리게 한 블랙 로직아트 중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