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W-novel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느 날, 예쁘장하지만 독특한 여자아이 아스나에게 친구가 되어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유를 묻자 전화번호와 생일이 '친화수'라 호감이 생겼다고 했다. 아스나에게는 한 달마다 기억이 리셋되는 병이 있었다. 중학생 때, 반의 중심이 되어 활발하게 학창시절을 보내던 그녀는 병 때문에 건방지고, 이상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성격으로 변할 수 밖에 없었다. 


30일이 지나고 다시 만난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이 리셋되기 전에 그녀가 알려준 "내 전화번호 말하기"와 "자신에게 쓰는 일기"로 다시 호감을 사 친구가 된다. 그들은 한 달마다 일기로 신원으로 확인하고 친구가 되고, 다른 이야기를 하며, 더 많이 그녀에 대해 알게된다. 쌍방이 될 수 없는 것은 그녀가 소소한 것까지는 기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달의 주기로 리셋된다는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주기가 짧아진다. 불안할텐데 그녀는 긍정적이기만 하다. 시간이 지나 세상과 사람이 변해도 자신은 변할 수 없는 답답함을 변하지 않는 숫자로 위로받는 그녀의 모습은 안타깝다. 


요즘 기억에 관련된 소재를 다룬 드라마들을 방영했다그들은 기억장애가 있다. 누구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고, 누구는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드라마를 위한 극적인 장치인지, 실제 사례가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후천전 사고로 뇌 기능이 저하되 기억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뇌는 복잡하고 섬세하고 신비로우니까. 노년의 질병으로 밖에 인식하지 않았던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젊은층으로 끌어왔다는 점이 신선했다. 사고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드라마나 책이 마냥 재미있지만은 않았다. 안타깝고, 슬프고, 씁슬했다. 이렇게 말하니 왠지, 우울하고 슬프고 축축 쳐지는 느낌이 들어 보기 싫어지지만, 아니다. 초긍정적인 그녀로 인해 웃으며 볼 수 있다. 즐겁게까지는 아니어도 슬퍼서 눈물바람으로 볼 일은 없다. 드라마나 영화, 책에는 유난히 감성이 넘치는 내가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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