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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과 하이드 ㅣ 클래식 호러 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원작, 앤 루니 글, 톰 맥그라스 그림, 김선희 옮김 / 조선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지킬과 하이드는 1886년 발표된 소설이다. 소설이 원작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나에게는 소설보다 뮤지컬로 더 유명했다. 물론, 뮤지컬도 본 적 없지만. 지킬과 하이드를 참고해 그렸다는 웹툰을 영상화한 드라마는 봤다. 이중인격을 가진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을 읽지 않아도 지킬과 하이드가 한 사람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이야기는 의사 지킬과 친한 변호사 어터슨이 지나가다 목격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한 소녀를 밟고 지나간다. 길을 가다 부딪힌 노인을 죽을 때까지 폭행하기도 한다. 보는 것만으로 으스스한 불쾌감을 주는 남자의 이름은 하이드다. 어터슨에게는 지킬이라는 의사친구가 있다. 지킬은 볼수록 상태가 안 좋아졌다. 얼굴이 창백해 생기 없는 모습이었다. 어터슨과 지킬 둘 다의 친구인 래니언은 어느 날,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한다. 어터슨에겐 두 통의 편지가 있다. 래니언이 어터슨에게 보내는 편지, 지킬이 사무실에 놓은 편지. 래니언의 편지에는 하이드가 약을 먹고 지킬로 변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적혀있었다. 남은 한 통의 편지는 지킬의 고백이었다. 자신에게 선한 마음과 악한마음이 존재했다는 것, 약을 먹으면 하이드가 되어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는 것, 시간이 갈수록 하이드의 성향은 난폭해졌고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것, 변신할 수 있는 약이 더이상 없다는 것, 하이드로 돌아가기 전에 삶을 끝내기로 결심했다고 적혀진 편지였다.
이중인격을 가진 한 사람이 등장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아니, 뒤통수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순진하게도 한 사람이 그저 성격만 바뀔 줄 알았다. 처음부터 친한 친구가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다른 외모였다면, 그 때 눈치챘어야 했다. 그만 아는 괴롭고 아픈 일이 계기가 되어 성격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약에 의한 것이었음을. 약을 생각하지 못한 자신에게 자괴감까지 들었다. 미스터리, 판타지 편독증 주제에 그거하나 맞추지 못했다며.
사람은 선한 마음과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매일 선과 악이 대립한다. 표출되는 건 승리한 쪽이다. 흔히 성격이라 불리는 부분이다. 선이 악을 누르면 선하지만, 악이 선을 누르면 악해진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선함과 악함을 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 등장인물에 대입한 발상이 신선하다. 책은 약을 먹어야만 바뀌었지만, 현실에서 사람은 언제든지, 마음먹은 대로 바뀔 수 있다는 걸까. 전혀 공포스럽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 책이 무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