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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슈타인 클럽의 비밀 - ESCAPE BOOK
이반 타피아 지음, 윤승진 옮김 / icox(아이콕스)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우선, 이 책의 주인공인 칸델라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니, 사과로는 부족하다. 말 그대로 죽을 죄를 지었다. 정말로 칸델라를 죽였기 때문이다. 한 번도 아닌 몇 번이나.
반슈타인 클럽의 비밀은 단순히 기자인 칸델라가 어둠의 세력, 반슈타인 클럽의 음모를 파헤치는 책이 아니다. 목적은 맞으나 위험한 수단을 써, 시작부터 한 시간 시한부인 칸델라의 미로탈출 책이다. 그녀가 파헤치는 장본인인 아나스트 세스터가 설계한 미션들을 통과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 미로에서 빠져나가 해독제를 60분안에 맞지 못하면 죽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칸델라를 살리기 위해 그녀가 전해주는 주변의 상황을 힌트로 수수께끼들은 풀어나가야 한다. 수수께끼를 풀면 숫자가 나온다. 숫자는 다음에 읽어야 할 쪽수다. 문제를 풀지 못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다. 책은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두 번째까지는 힌트없이 빠른 시간에 풀어서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칸델라를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철썩같이 믿었었다. 세 번째부터 조금씩 막혀 책 뒤쪽에 있는 힌트를 보지 않고는 답을 찾기 어려웠다. 혼자 힘으로 해보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힌트만으로 찾으면 다행이었다. 시간은 흘러가고 칸델라는 서서히 지쳐가더니 결국 한 시간이 넘어버렸다. 두 시간도 넘었다. 미안하게도 난 칸델라를 여러 번 죽이게 되었다.
처음 접하는 형식이라 새로웠다. 수수께끼의 종류가 다양했고, 힌트를 보면 그럭저럭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맞는 답을 찾았을 때는 기분좋았더다. 스릴러 소설 읽는 듯 하면서도 뇌풀기 책을 푸는 듯 했다. 때로는 안 풀리는 문제에 답답하고 속상했지만 재미있었다. 시간제한을 둬서 위기감을 조성한 것은 칸델라의 목숨이 내 손안에 있다고 느끼게 해줬고, 빨리 다음으로 넘어가야만 할 것 같은 책임감과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의지를 심어주었다. 결론. 미안하다 칸델라. 재미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