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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못 맞히는 점집
이선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7월
평점 :
‘무엇이든 물어보살’ 내가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수근과 서장훈이 보살로 나와 사연자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을 해주는 프로그램이고, 『하나도 못 맞히는 점집』을 읽고 그 프로그램이 오버랩되기 시작했다.
제목이 참 흥미진진하다. 하나도 못 맞히는 점집이라니. 대체 얼마나 점을 못 보길래 하나도 못 맞히는 점집일까 읽기 전부터 궁금했다.
하남시 운수동 대통로의 보물 1호인 미스코리아 점집.
점집 이름이 미스코리아, 참 재미있다.
점을 보는 무당이 미스코리아 출신이라서가 아니다.
이름이 고리아인데 처녀라서 앞에 미스를 붙이고 발음이 비슷한 ‘미스코리아’가 되었다.
미스코리아 점집이라 사람들이 더 기억하기 쉽고 찾아가기가 쉽다.
각자 다 다른 사연과 힘든 상황으로 ‘미스코리아 점집’을 찾게 되고, 점을 봐주는 고리아와 아기 동자가 협동하여 사연자의 전생을 봐준다.
제일 웃겼던 장면은 강 원장에게 ‘허균’이라는 전생을 알려주었는데, 의사는 허준이고 허균은 작가인데 헷갈려서 허준을 허균으로 말한다.
비록 사연자가 얼핏 흘러 말하는 사연을 듣고 눈치나 감으로 때려맞추는 점집이지만, 사연자가 다 잘될 수 있길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장면에서 따뜻한 인간미가 넘쳐난다.
특히, 강원장이 점집에 다녀와서 갑자기 인성이 착해지고 진료를 잘 보게 되면서 환자가 늘어난 장면에서나 구두쇠 영감인 ‘곽영감’이 ‘스크루지’라는 전생을 듣고 갑자기 달라지는 장면에서만 보더라도 ‘비록 점괘는 엉망이지만 점괘 한 마디에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미스코리아 점집. 그 점집이 실제로 있다면 나도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 단, 복채 오만 원에 무료로 리터치가 가능하다지만 신중히 고민은 해보고.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예전에 사놓은 이선영 작가님의 또 다른 소설 『보테로 가족의 사랑 약국』책이 궁금해진다.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본문 중에서
준호가 복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점(占) 때문이라니, 황당무계했지만, 준호를 타박하고 싶지는 않았다. 세상 사는 게 남녀노소 너나 없이 팍팍한 까닭에 그런 데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건 신혜도 알고 있었다. (p33)
여자의 음성이 귀에 설지 않았다. 카랑카랑하고 톤이 높은 목소리. 닥터 강은 컴퓨터 모니터에 떠 있는 환자의 건강보험 기록에 눈길을 줬다. 통증 클리닉에 처음 방문한 환자였다. ‘고리아’라는 환자의 이름에 시선이 박혔다. (p127)
당분간 아기 낳는 것을 미루고 맞벌이를 하면 보증금 빚과 월세, 생활비는 그런대로 계산이 맞춰졌다. 그러한 경제 상황을 세세히 알지 못하는 양가 부모는 아기를 재촉했고, 영희는 딩크족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버티는 중이었다. (p142)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었어요.
저 원래 소설을 잘 안 읽거든요? 근데 이 책은 정말 빠졌어요.
추천합니다.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고 싶으신 분들
미스고리아와 아기 동자 듀오의 점집이 궁금하신 분들
점보는 거에 관심있으신 분들
이 책을 읽어보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