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신자이지만 이해인 수녀님을 참 좋아한다.이해인 수녀님 덕분에 카톨릭 신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작년 겨울 인독기 멤버님들과 이해인 수녀님이 계시는 부산 광안리에 있는 '해인글방'에도 가서 수녀님을 뵙고 왔다.이해인 수녀님 신간 출간 소식이 들리면 책을 구매하여 읽는 편이다. 책을 구매했는데 서평단에 당첨되어 두권이 되었고, 카톨릭 신자인 분에게 한 권을 선물로 드렸다. 이 책은 연한 핑크 표지에 환하게 웃고 계신 수녀님의 모습이 띠지로 장식되어있어서 표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느낌이 든다. 제목이 <소중한 보물들>인 만큼 이해인 수녀님이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물건들이나 해인글방 주변 풍경이나 나뭇잎, 꽃잎등을 보고 떠오르는 단상을 사진과 함께 짤막하게 글로 담아내고 있다.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런게 바로 수녀이자 시인이신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님의 힘이다. 저번에 뵈러 갔을 때 다리도 절뚝거리시고 아파보이셨는데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는 순례자 같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천사 같지. 작은 위로와 작은 사랑이 민들레 솜털처럼 날아가 누군가의 마음에 꽃으로 피어나기를. (p65)노인대 수업 시간에 다육이를 심었다. 이름도 정하라기에 나는 '인내의 별'이라고 지칭했다. 참지 않으면 십중팔구 인간관계를 그르친다. 어떤 일을 참기 힘들 때 나는 언젠가 맞이할 내 죽음을 떠올린다. (p83)창문이 많은 집에 살다 보니 '창'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게 되었다. 창문이 있는 공간을 그리워하는 교도소 안 형제자매들의 편지를 많이 받는 지금, 나는 그들에게 늘 아름다운 창문 이야기를 곁들여 편지를 쓴다. 내 마음의 창을 활짝 열지 못해 스스로 답답해하고 번민한 시간도 더러 있었으나, 시라는 창 덕분에 내 나름대로 세상과 이웃과 통교한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성당에서, 침방에서, 글방에서 창문을 여닫을 적마다 경건한 마음이 든다. (p115)오늘의 나를 진정 행복하게 하는 것은 책을 읽고 쓰는 것, 그리고 움직이는 존재 자체로 누구에게나 사랑으로 다가가는 '한 권의 살아 있는 책'이 되는 것이다. 보겠다는 욕심이 앞서 열심히 구해놓고 바쁘다는 핑계로 쌓아놓기만 할 뿐 탐독하지 못한 책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기다리는 방. 오늘도 책이 있어 행복하고 책 덕분에 내 삶이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라 믿는다.예전처럼 독서 카드에 좋은 구절을 옮겨 적어 되새김하고 친지들과 나누는 습관을 들이리라 곱게 다짐해본다.(p136)우리는 기대어 산다. 다투지 않고 기대어 살려면 하루 한 번 삶의 끝을 상상해야 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간절히 좋아해야 한다. 푸념하는 대신 미소 짓고, 불평하는 대신 감사 인사를 나눠야 한다. 젊은 날부터 끊임없이 사색하고 책을 읽고 이기심에 얽매이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p145)책에 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작년에 수녀님이 구경시켜주셨던 '편지방'과 해인글방의 내부와 선종하신 수녀님들의 유품 전시관등이 떠오르며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