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우아하게
원현정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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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죽음을 준비해보신 적은요? 유서라는 걸 써보셨나요?
제가 5살 때즈음인가 기억도 안나지만 친할머니의 죽음을 처음 직면했어요. 담배를 많이 피시던 분이라 폐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염을 하거나 시신을 보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가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한참 후인 20대에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미영"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신 분이지만, 사실 친가댁과 왕래는 거의 없었어요. 그 때에도 아마 부모님만 가시고 동생과 전 장례식에 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직접 염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입관까지 봤던 건 2020년 시외할머니의 장례식이 처음이었어요. 그러고 최근 2월에 제가 유산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시막내이모님이 돌아가셔서 두번째로 보았고요.
사실 시막내이모님이 갑작스럽게 요양원에서 돌아가셨을 때 저는 '죽음'이라는 걸 생각하게 되었어요. 준비가 되지 않은 이별 특히 배우자의 죽음은 정말 상실감도 크고 충격이 오래 가거든요. 아마 이모부님도 그러셨을 거에요. 시막내이모님의 장례를 치루고 온 이후로 저는 더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하기 시작했고, 가까운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어요. 귀찮을 정도로 카톡이나 디엠을 해도 거부하지 말아주세요~^^

이 책의 작가님은 15년 전 남동생을 자살로 떠나보내고 60대에 친엄마마저 떠나보내면서 더 우울증이 오고,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죽음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고 라이프코치 작가이자 죽음교육 지도사라는 직업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답니다. 요즘 '웰다잉'이 이슈가 되면서 임종체험이나 유서 쓰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네요. 다들 죽기 전에 후회하는 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회사일을 열심히 할걸"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소중한 가족들에게 애정표현을 자주 할걸,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할걸. 시간을 많이 보낼걸." 등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보내지 못한 점을 꼽는다고 하네요. 우리 모두 본인이 죽거나 가족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기 전에 후회하지 말고 부모님이나 배우자,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어머님도 집에서 편안하게 보내드렸고, 작가님 본인도 나중에 집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편하게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은지도 생각해보고 가족들과 공유해야 한다.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바꾸기 위해서, 죽음 이야기를 식탁 위로 올려보려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p11)

엄마 전화였다. 동생이 죽었다고. 알아듣지 못했다. 뭐라고, 무슨 소리야? 믿지 못한 채로 친정으로 달려갔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경찰이 와서 상황을 수습하고 있었다. 사망신고를 하고 부고도 없이 혼자 장례를 치렀다. 그 후로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충격은 온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근데 지나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옅어지지 않는 아픔도 있다. 가족이 자살을 하면 남은 가족을 유족이라 하지 않고 생존자라고 하는 이유이다. 모든 상실에는 그만큼의 애도가 필요하다. (p19)

아픔이나 고통을 겪어보기 전에는 왜 알지 못하는 걸까. 당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섣불리 남의 아픔에 대해서 아는 척하는 것이 얼마나 무례한 일인지도 깨닫게 된다. 내 마음대로 힘든 사람을 위로한다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일인지도. 내가 직접 같은 고통을 겪어보기 전까지는 남들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도 없다. 고통의 크기를 비교할 수는 없다. (p21)

자살을 하려는 사람은 누군가 말려주기를 원하는 건지도 모른다. 말 한마디라도 건네고 아는 척해주면 괜찮아질지도 모른다. 힘든 순간에 누가 '왜 그래. 괜찮을 거야.'라고 한마디만 해준다면 한 명의 죽음을 막을 수도 있다. (p27)

보통 사람에게 유언장을 쓰는 일이란 살아 온 나의 인생을 한번 정리해 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의 뜻을 남길 수 있는 일이다. 거창하고 어렵게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p65)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미룬다. 그러다가 내일이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 (p74)

부모님이나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
자살로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분들
웰다잉과 죽음을 준비하고 싶거나 관심있으신 분들

이 책을 읽으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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