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이지만 집순이는 아닙니다
라비니야 지음 / 부크럼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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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이나 드라이브를 나름 많이 다녀봤다고 자부하지만,
아직도 나에게는 낯설고 신기한 명소가 많다.
그 중에 궁금하고 가보고 싶은 전라도 지역. 충청도와 경상도 지역은 많이 가본 것 같은데 전라도 지역은 아직 못 가본 곳이 많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평범한 여행 이야기가 담겨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여느 여행 에세이와는 느낌이 달랐다.
작가님은 혼자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이나 생각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나는 여행을 가면 맛집이나, 어떤 곳인지 이런것만 적는데에 비해 작가님은 여행지에서 사유한 것들을 스토리 형식으로 담고 있어서 또 배웠다. 나도 여행 다녀오면 이런 식으로 적어봐야지.
아쉬운 건 경주 이야기는 나왔는데 포항이야기가 없어서 그게 좀 아쉬웠다. 포항도 여행 가기 좋은 곳인데...^^
며칠 전에 강릉을 다녀와서 그런가 강릉 이야기가 반가웠고, 대전을 소개해주는 글에서 내가 가봤던 '다다르다 서점'이 나와서 또 반가웠다.

제목 : 내향적이지만 집순이는 아닙니다
작가 : 라비니야
출판사 : 부크럼

작가 소개

주로 쓰는 일에 몰두하지만, 때때로 그림도 그린다
저서로는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 <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등이 있다.

와 닿은 글귀


여행은 결코 시간과 돈의 자유가 허락되어야만 갈 수 있는 게 아니며 당장 어디로든 향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먼 곳의 풍경도 꿈꿀 수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 (프롤로그중에서)

춘천에 간 이유도 나를 불안하게 만든 소음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 굳이 다른 지역에 갈 필요가 있느냐고 친구가 물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노력과 시간도 나에게 쓸모가 있으면 된 것이다. 난 책과 글쓰기를 핑계로 자발적인 고립 상태를 원했다. (춘천에서)

누군가와 절묘하게 다른 의견과 영감을 나누는 것만큼 즐거움을 주는 게 있을까. 여행이란 쉼을 위한 의도적 고립의 목적도 있겠지만 낯선 이들과 접촉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혼자 가는 여정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이 많아진다. (강릉에서)

대전을 마음먹고 오게 된 건 전적으로 서점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는 삼십여 개의 크고 작은 서점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다다르다'는 다양한 독립 출판물과 서점 주인장의 꼼꼼한 안목으로 고른 여러 책을 만나 볼 수 있다.1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서점을 운영하며 독서와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관계자들의 고민이 담긴 공간을 열심히 구경했다. 카페 공간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벽면에 '영수증 일기'가 붙어 있다. 혼자 작업하다 보면 글쓰기가 '열심히 하더라도 아무도 모를 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책을 통해 연결되어 있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이 줄어들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며, 그들이 읽고 의견을 더해 줌으로써 우리는 끊어지지 않을 거라는 낙관적인 확신이 마음속에서 일었다.(대전에서)

향으로나마 간접적으로 즐기는 음식이 있듯 여행 또한 마찬가지다. 그곳에 정착하지 않더라도 주변 경치와 풍기는 향, 주민들의 관숙한 태도 등을 통해 고유의 지역 문화를 알아가는 묘미가 있다. 시골 마을일수록 그곳만의 특색이 훼손되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남해에서)

보통 마을 지명은 동네의 번성과 풍년을 기원하는 이름을 붙이지만, 구례는 특이하게 '예를 중시하는 고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전통 있는 맛집 외에도 지역 문화와 특성을 꿰고 있는 기사님의 넓은 정보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꼭 고향이라는 게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고 할 수 없더군요. 난 토박이지만, 섬진강과 지리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에 정착한 분들도 있어요. "기사님의 말처럼 고향은 실제 태어나고 자란 곳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머물며 지키고 싶거나 회귀하듯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이 일어난다면 그 지역이 진짜 고향이다. (구례에서)

여행지에 대한 소개와 맛집 정보를 기대했다면 이 책은 맞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지역만의 특색과 작가님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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