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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는 인생, 누구나 서툴지
나태주 엮음, 마치봄블리(김보민)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23년 4월
평점 :
이번주는 바쁘고 몸이 너무 피곤하다.
주말에도 독서는 해야겠고 힐링은 필요하고 해서 나태주 시인님이 쓰신 시집을 꺼냈다. 나태주 시인님이 쓰신 시 뿐만 아니라 도종환, 박노해, 윤동주, 김수영, 백석, 셰익스피어 등 당대 유명한 국내외시인들이 쓰신 시를 묶어서 출간한 책이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몰랐던 시들을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서툰 것이 인생. 부디 당신, 외로워하지 마세요 라는 표지에 적힌 한 줄의 글만으로도 위로가 많이 된다.
필사도 할 수 있게 옆에 여백을 주어서 필사도 해보면 좋을듯
제목 : 처음 사는 인생, 누구나 서툴지
작가 : 나태주
출판사 : 북로그컴퍼니
본문 중에서
<겨울 행>
-나태주
열 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 살 되어 또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게 되리라
들판 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의 마을,
마을 위에 산, 산 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언 별빛이 되지만
산 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걸 보리라. (p50)
<잊었던 맘>
-김소월
집을 떠나 먼 저곳에
외로이도 다니던 내 심사를!
바람 불어 봄꽃이 필 때에는,
어이하려 그대는 또 왔는가,
저도 잊고 나니 저 모르던 그대
어찌하여 옛날의 꿈조차 함께 오는가.
쓸데도 없이 서럽게만 오고 가는 맘. (p54)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p64)
<나의 꿈>
-한용운
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어서 당신의 머리 위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당신이 고요한 가을밤에 그윽이 앉아서 글을 볼 때에, 나의 꿈은 귀뚜라미가 되어서 당신의 책상 밑에서 '귀뚤귀뚤' 울겠습니다.(p76)
<다시 꿋꿋이 살아가는 법>
-박노해
일단 꼬박꼬박 밥 먹고 힘내기
깨끗이 잘 차려 입고 자주 웃기
슬프면 참지 말고 실컷 울기
햇살 좋은 나무 사이로 많이 걷기
고요에 잠겨 묵직한 책을 읽기
좋은 벗들과 좋은 말을 나누기
곧은 걸음으로 다시 새길을 나서기 (p130)
이 책은 출판사 수익의 일부를 사회단체에 기부한다고 합니다.